2일(현지시간) 조쉬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이 캔버라에 위치한 의사당에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충격으로 호주가 30년 만에 경기 침체기에 돌입했다.
2일(현지시간) 호주통계청(ABS)은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분기보다 7.0%(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집계를 시작한 1959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자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예상치 마이너스(-) 6.0%보다 악화한 수치다. ABS는 “호주 경제가 지난 30년간의 성장세를 끝내고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하는 경우로 호주의 직전 분기 GDP 성장률은 -0.3%였다.
원인은 단연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꼽힌다. 조쉬 프라이덴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와 삶에 전례 없는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에 제한이 생기자 호텔, 레스토랑 등 서비스업에 대한 지출이 18% 가까이 줄었다. 가계 소비 역시 지난 분기와 비교해 12% 이상 감소했다. ABS 측은 “봉쇄 조치가 시행되며 가계가 행동 양식을 바꾼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과의 갈등으로 경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국 관계는 지난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하며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은 호주산 보리에 관세를 매기고 일부 호주 육류 공장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세라 헌터 BIS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연구원은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외에도 정부의 소득 지원 감소,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 등이 3·4분기 경제를 짓누를 전망”이라며 “경제가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2022년 초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