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정령치. 사진제공=산림청
백두대간의 정맥들이 연간 약 3조 9,670억원의 산림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북부지역을 가로지르는 ‘한북정맥’이 주는 연간 혜택은 3조 600억원으로 정맥중 가장 높게 평가됐다. 인근 거주자 한 사람당 연간 약 25만원의 산림환경 혜택을 받는 셈이다.
산림청은 한국환경생태학회와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2006년부터 백두대간 정맥들의 만족도, 산림환경 보존 등에 대한 가치를 가상가치평가법(CVM)기법으로 산정한 결과, 2020년 한북정맥의 환경가치 추정 금액이 2014년(1조5,000억원)보다 2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과 1∼2시간 이내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전이 잘된 숲으로 접근이 가능한 점이 한북정맥 가치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산림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맥의 환경가치는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같은 고산 침엽수종의 쇠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백두대간은 기후변화 취약식물들의 은신처가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악산·덕유산 권역 조사 결과, 기후변화 취약식물 96 분류군이 마루금 주위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돼 백두대간 산림자원들의 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한국산림과학회, 한국환경생태학회 등과 함께 수행한 ‘백두대간과 정맥의 산림자원 실태와 변화조사’ 연구 결과를 3일 산림청이 주최하는 ‘백두대간·정맥 학술토론회’에서 공개한다.
이번 학술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및 방지를 위해 온라인(온나라 영상회의)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원명수 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사회가 조성됨에 따라 숲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우리의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백두대간과 정맥의 관리 방안을 재정립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백두대간과 정맥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해 가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상택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매년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NGO) 및 관련 기관과 함께 백두대간과 정맥의 산림자원 조사와 훼손지 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 법 개정을 통해 정맥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 방안을 강구하고 훼손지 복원사업을 수행하여 산림의 혜택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