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이유, 간호사 기부' 언급에…일부 팬들 "순수한 마음 이용"

文, 의사 대신 의료현장 지키는 간호사 응원 글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파업한 의사들을 대신해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응원하면서 가수 아이유를 언급한 가운데 일부 팬들이 반발했다.

2일 문 대통령은 SNS에 ‘간호사 여려분,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며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진료 공백으로 환자 불편이 커진 탓에 비난과 폭언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 부담, 감정노동에까지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들을 생각하니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용기 잃지 말고 조금만 힘을 내어주십시오.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가수 아이유. /서울경제DB

이에 대해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 이용자들은 “아이유 이용한 것 아니냐”, “의사 비난하려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한 사람을 이용하다니 실망스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이유는 지난 2월 대한의사협회에 의료진들을 위한 1억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는 등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다섯 차례 기부를 펼쳤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가수 아이유의 선행을 높이 사 주신 점에 대해서는 황공할 따름이오나, 혹여나 아이유가 간호사 분들에게만 기부한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들이 있을 듯하여 바로잡게 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성명은 갤러리 상단에 게시됐다가 이후 찬반 논란이 일자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앞서 아이유는 지난달 31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한간호협회에 1억 원 상당의 아이스조끼 약 4,600벌을 기탁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파업을 이유로 의료현장을 떠난 의사들과 의료 현장에 남아있는 간호사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글을 낸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의사와 간호사 편가르기 하는 건가”, “이간질 시키지 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없이 의사들을 간접 비난한다”, “간호사는 의사 자리를 메울 수 없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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