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점령이 병역특례 문제를 재점화했다. 여야를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현행 제도가 낡았음을 지적하며 손을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3일 개인 SNS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BTS의 국위선양 기여도가 올림픽 축구 4분 출전보다 못한다는 것일까요?”라고 문제 제기했다. 윤 의원은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 HOT 100 1위를 차지한 BTS가 병역논란 앞에 섰다”며 “지금의 병역특례제도는 50년 전에 만들어진 제도로, 반세기가 지나며 예술을 분류하는 시각의 변화는 상전벽해에 가깝고, 대중문화예술인의 국가 기여도는 과거에 상상조차 못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병역법은 시행령 68조의11을 통해 ‘예술·체육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외 예술경연대회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1~3위로 입상한 사람’으로 병역특례를 한정하고 있다.
윤 의원은 “BTS는 이미 천명의 외교관보다 뛰어난 외교 및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문화외교를 대표하는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대명사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BTS 외에 다른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빌보드 뿐 아니라, 그래미상이나 세계적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 칸 영화제 등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치는 세계경연에서의 석권이, 예술적 성과에서 국내 무용·국악경연대회 입상에 미치지 못한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 분야의 형평성 문제를 특히 지적했다. 윤 의원은 “심지어 2014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단 4분 출전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축구선수도 있다”며 “반면 BTS의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으로, 올림픽 1회 경제효과보다 크다는 분석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써 “일부 대회만을 병역법 시행령의 특례로 한정 짓는 것보다, 제3의 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으로 병역특례 요건인 ‘예술·체육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에 부합하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시대상에 적절한 병역특례 제도 운용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곧 국익의 극대화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용기 "입영 연기 가능하게 해야" 개정안 대표발의 |
해당 법률안은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해 추천한 사람에 대해서는 기존의 대학생과 같은 수준으로 징집 및 소집 연기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병역법은 대학생이나 대학원에 재학 중일 경우 입영 연기를 보장하고 있다. 또 체육 분야는 국내외적으로 일정 성과를 얻을 경우 입영 연기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대중문화예술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타 집단과 동등한 수준의 권익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 공감한 권칠승, 김병주, 김진표, 도종환, 설훈, 송갑석, 송영길, 양향자, 이상직, 이병훈, 한준호, 홍기원, 홍영표 의원 등 1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다만 전 의원은 “20대에 꽃필 수 있는 직종과 같은 새로운 직종에 대해서도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줘야 한다”면서도 “병역연기는 면제나 특례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전 의원은 “추후 이번에 발의되는 대중문화예술인 외에도 e-스포츠 선수 등 20대에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직종에 대해 추가 논의를 통해 입영 연기가 가능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