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3일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를 당에 확실히 심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1 야당으로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통령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 등은 당 내부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론은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강정책을 기반으로 시대정신과 국민의 요구를 담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당의 조직·정책·선거 등 전반에 혁신이 스며들게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시동을 건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이 무너진다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나라의 미래도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다”면서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처럼 제1 야당이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문재인 정부를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에게 뉴노멀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정부 여당은 편협하고 단기적인 처방에 머물러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위기극복의 해법이 나와야 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난지원금 지급은 물론 중장기적 산업대책, 일자리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와 관련한 질문에 “문 대통령이 야당 시절 여당(새누리당)의 잘못을 막(많이) 지적했기 때문에 여당 대통령이 되면 과거 여당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것은 삼권분립 자체를 무너뜨린 일이다. 또 사법부 장악이나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보이는 모습은 내가 보기에는 민주주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당 안팎의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우선 안 국민의당 대표와의 선거연대와 관련해 “우리가 당 내부를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형태로 변경함으로써 우리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제1 야당으로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후보가 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계시면 우리 당에 입당하시라”고 외부 인물의 수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다만 안 대표와 관련한 거듭된 질문에는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 대한 얘기가 등장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의사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여당과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 등 무소속 4인방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당이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게 되면 거론해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