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감한 확장재정정책 추진해야…국가부채비율은 안정적 수준"

국가 채무가 증가로 재정지출 늘리지 말아야한다…악의적이고 무책임한 주장"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홍남기 부총리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를 향해 또다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을 맞아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3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책에는 우선순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국가채무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가계에 더욱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국가재정을 이유로 전 국민이 아닌 선별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재정 건전성은 국가재정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참고지표일 뿐 경제정책의 궁극목표는 아니다”며 “재정을 포함한 국가경제정책의 목표는 국민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19 위기에서 국민들의 경제적 존엄성을 지키는 것 말고 어떤 것이 더 우선이고 시급할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대공황 당시, 기존 경제학적 상식에 매몰되지 않고 긴급재정 지출 등 과감한 조치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루즈벨트 행정부의 결단과 실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루즈벨트를 존경하며 질적으로 새로운 위기에는 질적으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내각에 지시하신 문재인 대통령님의 철학이 지금의 국가경제정책에 반드시 녹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재정 건전성 우려하는 오늘의 기재부가 안심하시도록 어제의 기재부가 보인 자신감을 제시해 드리겠다”며 “2019년 10월 9일 기재부는 2019년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대상국 141개국 중 우리나라가 공공부채지속가능성과 거시경제안정성이 1위였다고 밝혔다”며 “근거없는 미래통합당의 무책임한 발목잡기를 벗어나, 과감한 확장재정집행으로 코로나 경제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K방역을 넘어 K경제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일부 언론이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 열린다”며 “국가 채무가 증가하니 재정지출을 늘리지 말아야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모두를 곤경에 빠트리는 매우 악의적이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우리나라 국가부채비율은 안정적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예측치) OECD 부채비율은 우리나라가 인구 134만인 에스토니아 다음인 43.5%로 평균 126.6%에 비해 매우 낮다(미국 128.8%, 일본은 244.4%)”며 “재정건전성은 분자인 국가채무를 분모인 GDP로 나눠 계산하므로, 보수언론 주장처럼 경제위기에 적극대응을 안하면 GDP가 작아져 오히려 국채비율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어 “GDP 2,000조일때 국채 800조보다 2,500조 시대의 1,000조가 더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니 ‘국채 1000조 넘는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 ‘경제위기에 재정지출 회피로 GDP 감소시킨다’고 질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현재의 재정정책 방향은 국가채무보다 사상최고치를 경신중인 가계부채에 더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OECD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184.2%로 19개국 평균 130.6%보다 훨씬 높다”며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국가채무에만 관심두기보다 적극적인 확장재정지출로 가계소득을 늘림으로써 가계부채비율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가 돈을 써야할 때 안쓰면 개인이 빚을 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박근혜정부 당시 연 94조7,000억원이 증가했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연 65조5,000억원만 증가해 연간 증가액이 29조2,000억원 감소했다”며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재정지출확대로 가계부채 비율이 감소한 부분도 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놓고 홍 부총리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 지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홍 부총리는 선별 지원을 주장한다.

앞서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 부총리에게 “민주당이 쟁취해 온 보편복지와 공평의 가치에서 이번에는 왜 벗어나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또 홍 부총리가 자신의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100번 지급해도 된다’ 발언을 “철없는 얘기”라고 지적한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동조하자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며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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