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지진선 수석연구원
100세시대연구소가 상반기에 조사해 발표한 중산층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7명이 “은퇴 이후 중산층 생활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고 답변했다. 중산층이 예상하는 국민연금 월 수령액은 128만원인데 이는 희망 노후생활비 279만원의 46%에 불과하고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도 4,847만원으로 노후 자산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서 머문다면 실제로 현재 중산층의 상당수가 은퇴 후 하위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산관리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어떨까. 보고서 조사에 따르면 자산관리를 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 같은 소득 수준이라도 자산관리 여부에 따라 가구 경제의 차이가 발생했다. 특히 고졸 이하 50대 이상의 평균 순자산(2억7,000만원) 대비 대졸 이상 50대 이상의 순자산(4억9,000만원)은 평균 77%가 더 많았다. 하지만 고졸 이하 50대 이상의 자산관리를 하는 사람(3억4,000만원)과 대졸 이상 50대 이상의 자산관리를 안하는 사람(3억9,000만원)의 순자산은 평균 18%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자산관리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좋은 학벌의 사람이 좋은 곳에 취업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더 잘살게 된다는 부의 순환고리를 깨고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이다.
사실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전 세계적으로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요즘 일반인이 부의 분배에 편승하는 방법은 적극적인 자산관리가 유일할 수 있다. 부의 분배에 올라타지 못한 결과는 중산층이 앞서 두려워한 것처럼 계층 하락이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부의 본전이 적다면 적은 만큼 시간에 투자를 해야 하기에 자산관리는 가능한 일찍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노후를 위해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절반 이상이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50대보다 30~40대의 젊은 사람들의 답변 비율이 더 떨어졌다. 일찍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후 준비를 해야 유리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형성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 부의 수준과 안정된 노후를 위해 자산관리의 시간 확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목표의식과 의지의 문제이다. 미국에서 진행했던 한 실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53년 미국 예일대 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이 목표가 있는지, 그 목표를 적어두는지 조사한 실험을 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적어두는 사람은 전체 학생 중 3%에 불과했는데, 22년 후인 1975년에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 조사해봤더니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뒀던 3%의 사람들은 나머지 97%의 사람들보다 무려 10배가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확실한 목표를 적어두는 행위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 의지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원금의 크기가 작은 일반인들에게는 시간이 곧 자산이자 기회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의지와 목표를 활용해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들었는지는 노년이 됐을 때 나의 위치로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