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디펜스가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호주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산 ‘명품 무기’인 K-9 자주포를 비롯해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산 업황이 얼어붙은 가운데 거둔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호주 국방부는 3일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를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Land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 정부와 제안서 평가 및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한 후 내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조원가량의 예산이 편성됐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진출에 도전한 지 10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지난 2010년 K9 자주포는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됐지만 현지 사정으로 2012년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나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 등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한화디펜스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기울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는 국내 포함 전 세계 1,700여대가 운용 중인 대한민국 대표 방산 수출 장비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다. 최근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정상적인 생산과 해외 납품을 이어가며 구매 국가들에 큰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K9은 155㎜, 52구경장 자주포로 화력뿐만 아니라 기동성과 생존성을 자랑한다. 장거리 화력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호주에는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한층 강화된 최신 K9 장비가 납품될 예정이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는 “호주의 K9 도입 결정은 한·호주 국방·방산협력의 값진 결실이자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입증한 쾌거”라며 “호주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과 인력 양성 등에 힘써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10 탄약운반장갑차./사진제공=한화디펜스
호주 육군이 추진하는 ‘미래 궤도형 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 3)에서 독일 라인멘탈 디펜스의 ‘링스’ 장갑차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5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디펜스는 경쟁사보다 호주 현지화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디펜스 레드백 장갑차./사진제공=한화디펜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