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의 핵심 자산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이달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예비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조사 과정에서 시장의 미온적인 반응이 확인되면서 이번 매각의 흥행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최근 원매자들에게 매각 일정이 담긴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예비입찰은 오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6.27%다. 인프라코어를 사업회사와 두산밥캣(241560)을 거느린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회사만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 CS는 국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관련한 티저레터(TM)와 기업설명서(IM)를 배포하며 사전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유력 인수후보로 언급됐던 현대중공업지주(267250)를 포함해 대기업들이 인수설을 부인하며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알짜 계열사인 두산밥캣이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다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재무적 투자자(FI)와 소송가액만 1조원 수준이라 인수 후보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희망 몸값도 높다. 두산밥캣을 제외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2019년 기준)은 5,000억원가량이다. 미국 캐터필러나 중국 산이(Sany) 등 동종 업체는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6~9배 사이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의 보유 지분(36.27%)의 가치는 최소 1조원 중반이 되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6,800억원(3일 종가 기준)으로 기업가치 대비 현저히 낮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336370)와 클럽모우, 네오플럭스 등 계열사와 자산 매각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은 자구 노력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채권단과 약속하며 3조6,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았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