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의회 회장 페이스북 캡처.
전공의들이 사전 교감 없이 정부와 의정협의체에서 의료정책을 ‘원점 재논의’하기로 합의한 최대집 대한의사협의회(의협)회장에 4일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최 회장의 페이스북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360여개 게재됐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 회장은 이날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설립 추진 등의 정책을 중단하는 대신 의사들은 파업을 접고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특히 양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안정화 이후 양측이 참여하는 의정(醫政)협의체에서 ‘원점 재논의’ 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공의들은 박 장관과 최 회의장의 합의를 졸속 합의라고 비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라고 꼬집었다.
전공의들의 분노는 결국 최 회장의 SNS로 향했다. 전공의로 추정되는 A씨는 최 회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13만 의사와 전국의 3만여 의대협 회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데 수습을 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이제까지의 모든 비난을 감수하며 해온 투쟁을 이렇게 헌신짝처럼 버리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B씨도 “꼭 이래야만 했느냐”라며 “젊은 의사들의 상실감은 어찌 감당하려고 합니까”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의료정책 관련 정부와 의협 간 합의안 마련을 두고 일부 전공의들의 반발이 나오는 데 대해 “의료계가 분열돼선 안 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날 대회원 담화문을 통해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 관련 법안 내용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 후 원점 재논의하기로 하고 이를 명문화했다며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