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본청 전경/연합뉴스
지난달 7일 입법예고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대통령령(시행령)을 두고 경찰이 반발하는 가운데 경찰위원회와 경찰 관련 학회들도 검찰개혁의 취지에 반한다며 수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관계기관에 공식 전달했다.
경찰위원회는 4일 수사권 조정 관련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의 문제점과 수정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청와대와 법무부·행정안전부·법제처·국회 등에 발송했다.
경찰위는 의견서에서 법무부 단독 주관으로 규정된 형사소송법 시행령을 경찰청과 법무부 공동 소관으로 수정할 것을 요청했다. 경찰위는 “법무부 단독 주관으로 할 경우 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권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법무부령으로 일부 재위임한 것, 압수·수색·검증영장 발부 시 검사가 수사개시 범위 밖의 범죄도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 등이 법률의 위임 취지를 벗어났다며 수정을 요청했다.
한국경찰학회와 한국경찰연구학회·경찰학교육협의회도 이날 시행령 수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국민참여입법센터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학계는 경찰과 검찰에 공동으로 적용되는 수사준칙인 형사소송법 시행령이 법무부 단독 주관으로 지정돼 있는 점을 ‘명백히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법무부·행정안전부(경찰청) 공동 주관으로 수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검찰청법에 규정된 6대 중요 범죄를 넘어 검사가 마약·사이버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점, 압수수색영장 발부 시 검사의 수사를 인정하는 조항 등을 삭제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경찰연구학회 회장인 박현호 용인대 교수는 “검사가 압수수색영장만 발부받으면 수사개시 범위에 제한을 받지 않고 모든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검사의 직접수사 축소라는 개정 검찰청법의 핵심 취지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입법예고에 따른 의견수렴이 진행되는 오는 9월16일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해 예고안에 경찰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