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가 '점지'한 주식?... 임원·대주주 따라 투자해볼까

내부자 매도한 15건 중 12건, 석 달간 주가 하락
임원이 매입한 동국제강,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남다른 정보 있을것'... 투자자도 내부거래에 주목
"내부자 매매와 주가 상관관계, 일반적인 경향"


기업 주요 주주와 임원의 매매와 주가 방향성이 큰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자가 주식을 내다 팔면 가격이 내리고 매수하면 오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와 비교해 내부자는 업황 등 남다른 정보와 통찰력이 있는 만큼 이들의 매매 현황을 관찰하는 것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자가 팔아치운 주식... 80%는 하락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 내부자가 매도한 주식은 하락하고 매수한 종목은 오르는 경향을 띠었다. 올해 6월1~12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임원 및 주요 주주가 해당 기업의 주권을 매도했다고 공시한 15건 중 12건은 이날 기준 주가가 내렸으며 하락한 종목의 평균 낙폭은 17.54%로 집계됐다. 반면 내부자가 주식을 샀다고 밝힌 공시 31건 중 19곳의 주가는 올랐고 상승 종목의 평균 오름폭은 36.40%로 계산됐다. 코스피 상장사 임원 및 주요 주주가 장내·외(시간외거래 포함) 시장에서 보통주 0.01% 이상을 매매했다고 밝힌 46개 공시가 조사 대상이다.


업황 누구보다 잘 알아...내부자 매수 종목 실적 ‘쑥’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해 평가차익을 거둔 기업 중에는 석 달간 실적이 우상향하거나 펀더멘털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다수 있었다. 지난 6월 초 미래에셋캐피탈 자신이 최대주주인 이월드(084680)의 주요 주주도 220주를 매도했다. 매도 이후 이들의 주가는 정점에서 내려와 각각 16.45%, 23.71% 빠졌다.


정보 비대칭, 내부자 거래 공시에 집중하는 투자자


4일 오전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연합뉴스

주식시장에 실체가 불분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테마주가 판치는 가운데 투자자는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방도로 내부자 거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기업 관계자는 사업과 전망에 대해 남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간주하며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례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에 힘입어 신일제약(012790)의 몸값은 연초 대비 8배 이상 뛰었지만 7월 홍성소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수십만주를 대거 처분한 뒤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남다른 정보와 통찰력, 내부자 믿고 투자해볼까

내부자의 매매 현황을 투자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경영 상태와 업황에 대한 정보가 많은 것은 물론 일반 투자자와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조망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의 적절성 여부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매가 시장에 알려지면 추격 매매를 소환하며 향후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경영진의 매수는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매도는 정반대 신호로 해석된다”며 “내부자 매매와 주가 추이의 상관성은 학계에서도 연구된 경향”이라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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