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7곳 ""채용 계획 없거나 미정"

■한경연, 500대기업 하반기 채용조사
"채용확대" 기업은 고작 22%
코로나 탓 취업문 더 좁아져
고용인센티브 확대 등 필요

대기업 통신사 채용 담당자들이 화상면접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올 하반기 대기업 중 70%는 신규채용을 아예 하지 않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500대 기업 10곳 중 7곳꼴로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규모를 축소했거나 예년 수준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일자리 시장이 더욱 얼어붙는 분위기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500대(매출 기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74.2%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전체 응답 기업의 50%가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으며 세웠다 하더라도 ‘뽑지 않을 계획’이라는 응답이 24.2%에 달했다. 올 상반기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 비율이 32.5%였고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8.8%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취업 문이 더 좁아진 셈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 하반기 신규채용 시장은 고용 빙하기였던 상반기보다도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비율은 25.8%였는데 이마저도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줄거나 비슷한 수준인 곳이 77.4%로 대부분이었다.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에 그쳤다.

주요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주저하는 것은 코로나19 타격에 업황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전방위적인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올 상반기 주력 업종 실적이 둔화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94곳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연결)은 42조6,5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2% 급감했다. 삼성전자를 빼면 이익 감소 폭은 35.4%로 더 커진다. 실제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500대 기업 중 69.8%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를 지목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덮치며 경영 여건이 더 악화했다”며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부담은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고용지원 정책은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신산업 성장동력 육성 지원(16.9%),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4.3%) 순이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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