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3명 중 1명 ‘코로나 블루’ 겪었다...“심리방역 필요”

성균관대 이동훈 교수 설문…“내가 가족에 옮길까 두려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성인 3명 중 1명이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성균관대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는 최근 집필한 논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일반 대중의 두려움과 심리, 사회적 경험이 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지난 4월 13∼21일 18세 이상 남녀 성인 60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응답자 중 29.7%가 코로나19 기간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불안함을 느꼈다는 응답자는 절반 가까운 48.8%였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최근 중국에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관련 조사 결과 응답자의 16.0%가 우울, 28.8%가 불안을 경험한 것에 비춰보면 (국내) 일반 대중의 심리적 어려움의 수준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려움을 겪은 이유로는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가족에게 전염시킬까 봐 두렵다’는 응답이 96.0%로 가장 많았다. 다른 요인으로는 ‘코로나19의 실체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아서’(91.8%), ‘코로나19의 치료법이 없어서’(89.7%), ‘감염을 통제할 수 없어서’(89.0%), ‘이후 삶을 예측할 수 없어서’(79.3%) 등이 있었다.

이동훈 교수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설문조사가 진행된 4월보다 현시점 국민의 우울과 불안은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 병균을 소독하는 기술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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