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전용사 "호구" 발언 논란 일파만파

친정부 폭스뉴스까지 보도 쏟아내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에서의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들(losers)’ ‘호구(suckers)’라고 불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가짜뉴스”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까지 관련 보도를 이어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1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하며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 ‘호구’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참배 취소의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렸지만 사실은 비 때문에 머리가 헝클어질 것을 우려하며 “내가 왜 저 묘지에 가야 하느냐?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벨로 우드에서 전사한 1,800여명의 해병대에 대해서는 ‘호구’라고 지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 좌파는 악랄하다. 그들은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이를 좌파의 소행으로 몰아붙였다.상황이 심상치 않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장병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품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애틀랜틱의 기사가 사실이라고 보도하며 더욱 불을 지폈다. 폭스뉴스의 제니퍼 그리핀 기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두 명의 고위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쟁도 멍청한 전쟁’이라고 언급하며 ‘(그 전쟁에) 간 사람은 누구나 호구였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지층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차례 복무했던 퇴역군인 데이비드 와이스만조차 트위터 프로필을 군 사진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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