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초고액자산가 전담 자산관리 조직을 신설하고 ‘VVIP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탓에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개인자금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큰손’들의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인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전략담당’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GWM전략담당’은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 자금운용, 가업승계와 후계자 양성 등 초고액자산가에게 필요한 가문 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조직이다. 금융상품과 해외 투자는 물론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지원,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증여, 법률과 세무 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 6개월간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선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과 특화상품을 제공하는 GWM전략부를 주축으로 패밀리오피스와 가업승계 컨설팅을 전담하는 자산승계연구소를 설치하고 UBS 등에서 가업승계와 자산관리업무를 담당했던 유성원 상무가 총괄을 맡았다. 또 부동산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을 비롯해 분야별 전문인력이 속속 합류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자산관리와 자산승계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고객분들이 많다”며 “다양한 투자상품과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IB 급의 패밀리오피스, 자산승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상장·비상장사 최고경영자 모임인 ‘진우회(眞友會)’와의 시너지 효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004년 20개 회원사로 시작한 진우회는 현재 400여 회원사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기업 네트워크 중 하나다.

한국투자증권의 이런 움직임은 올해 급증한 개인투자자들을 강화된 비대면 서비스 등으로 성공적으로 유인한 만큼 이제는 초고액자산가들에게까지 시선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결과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50대 이상 고객 비중은 34.4%로 삼성증권(41.6%)에 비해 적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의 고객이 젊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면 고객 중 자산이 많은 ‘큰손’의 비중이 삼성증권보다 적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아울러 고객예탁금이 60조원을 넘는 등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등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큰손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초고액자산가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