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당정청이 6일 59년 만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공식화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특수형태 근로자(특고), 실직자 등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으로 인한)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고위 당정협의회가 끝난 뒤 다시 ‘오로지 충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입니다. 이는 변함없는 저의 충정”이라며 ‘선별 지급 방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선별 지급’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이 지사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말하지만, 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순 없다”며 “이 또한 정부여당에 대한 저의 충정이자, 선출직 행정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선별 지급될 거라는 보도들이 나간 이후, 한숨과 원망으로 밤새 뜬눈으로 지샌다는 분들 얘기를 참 많이 들었다”며 “저 역시 이들의 고통과 절망을 잘 알기에, 또 다른 이유로 잠들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이 위기에 처한 우리 국민들 삶의 무게를 함께 덜고 일어서기 위한 것이라면, 선별 지급 기준에서 소외된 분들이 버티고 있는 그 무게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그리고 감당하지 못해 발생하는 그 원망과 분노는 어떻게 감싸 안고 가야할 지, 1,370만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지금도 깊이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 지사는 “국민 불만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며 “때문에 수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고, 그것이 주권자인 모든 국민들의 삶을 위기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 달라. 지금 언론은 정쟁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대변해야 할 때”라며 “부디 국민 모두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 도출되기를 간곡히 희망하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