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마무리돼가는 두산(000150)이 전날 단기금융시장을 찾아 460억원 규모 기업어음(CP)과 전단채(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서입니다. 회사는 같은 날 관계회사 지분 처분 등을 통한 1조3,000억원 유상증자 계획과 오너 지분 무상 증여 등 자구안 시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두산은 이를 위해 두산솔루스(336370) 지분 18.05%를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팔았습니다. 이와 함께 두산의 모트롤사업부도 물적분할을 통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결정했습니다. 처분 예정일은 12월입니다.
동대문 두산타워와 두산건설(011160)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매각에 속도를 내는 중입니다. 이들의 예상 매각가는 약 1조원으로 모두 합치면 약 2조5,0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입니다.
이같은 개선방안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확보되고 재무구조도 개선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두산의 2·4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63.1%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6.1% 대비 크게 상승했습니다. 일부 계열사의 부진한 영업실적과 이에 따른 자본감소 부담이 늘어난 탓입니다. 특히 현금흐름 적자가 커지는 두산중공업(034020)의 재무구조 악화가 그룹 차입금 확대로 연결되는 추세지요.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은 점도 부담입니다. 내년 6월 말까지 회사가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전체 차입금 13조9,215억원 가운데 69.3%인 9조6,429억원에 이릅니다. 신용도가 계속 악화하면서 차입구조를 단기화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경우 차입금의 89% 이상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로 상환 부담이 큰 상태입니다.
일단 자산 매각으로 현금이 확보되고 증자 등 구체적인 자구안 시행안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한숨 돌린 분위기입니다. 올 하반기 회사의 차입 부담이 얼마나 완화될 수 있을지에 눈이 쏠린 상태지요. 두산은 이달 만기되는 500억원 사모사채 상환을 위해 같은 규모의 공모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BBB+등급으로 시장 수요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산업은행이 주관사로 참여해 인수 물량을 일부 떠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