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인사이드]CB 털어낸 현대로템, 수소트램 타고 달리나

2,400억 규모 CB, 주식전환 완료
'물량폭탄' 해소·재무건전성 개선
철도 흑자 전환·방산 이익도 늘어
2분기 영업익, 시장 전망 3배 달해
'그린뉴딜' 수혜 수소사업에 주목
현대차와 협업...연내 성과낼듯


한동안 답보 상태에 머무르던 현대로템(064350) 주가가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던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물량이 최근 신주 상장 작업을 끝마치면서다. 현대로템이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며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수소 사업 분야도 신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CB 전환물량 95만7,653주가 지난 3일 상장을 마쳤다. CB는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내고 주가가 내릴 경우 금리만 받는 채권을 말한다. 현대로템은 올해 6월 3년 만기에 연 3.7% 금리의 CB를 2,4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바 있다. 전환가액은 9,750원이었으며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물량은 2,461만5,384주 수준이었다. 기존 발행주식(8,500만주) 대비 20%가 넘어선 신주가 수차례 상장되는 까닭에 기존 투자자들의 우려는 적지 않았다.


현대로템의 주가는 이후 전환가액을 크게 넘어서는 주당 약 1만5,000~1만7,000원대를 기록하자 CB 투자자들은 대거 주식 전환을 택했다. 이에 약 2,414만주가 8월1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상장됐고 이번에 신주로 바뀐 주식은 이 과정의 마지막 회차에 해당하는 것이다. 주식 전환 물량에 대한 부담을 이제는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과정을 통해 재무건전성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있다. 채권인 CB는 부채로 분류되지만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자본으로 바뀌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현대로템의 CB 발행 전 부채비율은 273% 수준이었다. 그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무 개선에 공들이던 현대로템은 CB 발행자금으로 추가적인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실적에 대한 낙관론도 있다. 현대로템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87억원) 대비 194.3%를 웃돈 256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저가로 수주하면서 이익을 떨어뜨렸던 철도 부문이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선 것이 실적 개선에 큰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철도 부문 실적 안정화가 펀더멘털 개선의 핵심”이라면서 “철도 부문은 올 2·4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같은 기조를 추가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방산 부문에서도 K2 전차의 납품 재개로 이익이 늘어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나아가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변수다. 폴란드는 현재 차세대 전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로템을 파트너로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로템은 그린 뉴딜 수혜주로도 주목받는 양상이다. 현대로템이 수소 사업을 신규 먹거리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현재 경기 의왕연구소 부지에 수소 리포머(추출기) 공장을 짓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현대차와 협업해 수소시스템을 적용한 수소 트램도 양산할 계획인데 이 경우 올해 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철도 등 분야에서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회사의 재무 구조 개선 노력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 수소차 어젠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주가 흐름도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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