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유치 협약식에 참석한 윤화섭(왼쪽부터) 안산시장 , 이재명 경기도지사,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 김우승 한양대 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035720)가 4,00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클라우드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인프라 서비스(IaaS) 분야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높아진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7일 경기도청에서 경기도·한양대 등과 데이터센터와 산학협력시설을 짓는 내용을 담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기 등을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설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영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카카오는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 1만8,383㎡ 부지에 총 4,000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와 산학협력시설을 건설한다. 오는 2023년 준공될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엑사바이트(약 630만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 규모를 자랑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안정성, 확장성, 효율성, 가용성, 보안성이 확보된 IT분야 최고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는 것이 목표”라며 “데이터센터 건립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6년 1호 데이터센터 ‘각’을 완공했고, 오는 2022년 세종시에 두번째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IT업계가 데이터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줌’ 같은 화상회의나 기업용 업무용 메신저를 지원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플랫폼(PaaS)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 시장하면 대부분 인프라 서비스(IaaS) 분야를 떠올리지만 최근 들어 SaaS와 PaaS 분야의 수요도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SaaS 시장에서는 SAP, MS 등 외국업체와 더존비즈온 같은 국내 업체가 있지만 뚜렷한 강자는 없다. 각각의 점유율이 10%를 넘지 않는다. 조성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클라우드산업팀장은 “국내 시장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에서는 외국 클라우드 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SaaS는 국내 시장을 크게 점령하고 있는 곳이 없다”며 “우리나라 강점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SaaS를 선점하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해 데이터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AI가 학습 자료로 삼는 데이터는 대부분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만큼 클라우드 용량이 커질 수록 AI의 정확도도 높아진다. 실제 ‘알파고’는 290만번의 대국을 1,416대의 서버로 구성된 클라우드로 40일간 학습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AI핵심 기술이 결합된 통합 인공지능 플랫폼 Kakao i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제공할 방침인데, 이 분야에서 한양대와의 산학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혜진·오지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