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올 2·4분기에 서울에서만 2만 개가 넘는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줄어든 업상가의 절반은 음식점이었다. 아울러 유흥업소, PC방도 코로나19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7일 부동산 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4분기 서울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집계됐다. 이는 1·4분기 39만1,499개 보다 2만1,178개 줄어든 수치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점포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 업종 상가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음식업 상가수는 1·4분기 13만4,041개에서 2·4분기 12만4,001개로, 1만40개가 줄었다. 3개월간 감소한 상가 2만여 개 가운데 47.4%가 음식 업종에서 사라진 셈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일반 가정에서 외식을 삼간데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늘면서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나 회식도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 감소로 인건비와 재고비용,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매장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마트 등 소매 업종과 인쇄소, 미용실 등 생활서비스 업종에서도 직전 분기 대비 3,000개 이상의 매장이 사라졌다. 상가 감소 비중이 큰 업종은 PC방, 유흥업소 등 ‘관광·여가·오락’ 업종으로 나타났다. 관광·여가·오락은 1·4분기 1만1,714개에서 2·4분기 1만454개로 1,260개, 10.8% 감소했다.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제한하고,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게 하면서 이용자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 측은 2·4분기에 이어 3·4분기에도 서울의 상가 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한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제한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영업난에 빠진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질 경우 공실이나 가계부채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을 위한 다방면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동산114는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춘 경우 부동산114 웹이나 앱에서 해당 상가건물에 ‘착한 임대인’ 건물이라는 아이콘이 달아 노출하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