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軍특혜 의혹 확산…野 "秋, 즉각 사퇴해야"

병가·보직 이어 자대배치 청탁 제기
秋 인지 여부·수사부진 등 쟁점
秋장관 "사건관련 보고 안받겠다"
국민의힘 공세수위 갈수록 높여
"특임검사 안되면 특검 불가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특혜 의혹에 대해 정치권과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8개월 동안 전혀 진척이 없는데다 야당의 잇따른 의혹 제기에 서씨 측이 적극 대응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야당에서는 추 장관의 즉각 사퇴와 함께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고 이마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7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씨에 대한 의혹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을 당시 보좌관이 지난 2017년 6월 서씨가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야당의 고발로 이어졌다.

게다가 서씨를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해달라는 청탁이 군에 들어왔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 청탁의 사실 여부는 물론 추 장관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씨 측 변호인은 보좌관의 직접 통화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대신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보좌관이) 전화한 게 맞지만 외압은 아니었다”고 일부 사실은 인정했다. 또 서씨 변호인 측은 통역병 청탁에 대해 “청탁이 있었다면 선정이 안 됐겠느냐”며 부인했지만 의혹에 대해 구체적 반박은 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서씨 자대 배치를 의정부에서 용산으로 옮겨달라는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8개월 동안 여전히 서씨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등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추 장관이 이날 검찰 수사에 대해 “사건과 관련해 일절 보고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인사권자인 추 장관에게 칼을 겨누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검찰 인사를 보면 수사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데다 김양수 차장검사도 신천지 수사로 추 장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이에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6일 김 동부지검장을 피진정인으로 ‘수사를 제대로 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검에 제출했다. 하지만 대검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추가 고발 사건을 동부지검에 배당했다.

야당의 공세 수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추 장관의 ‘엄마 찬스’ 황제 군 복무를 지켜보는 국민은 지난해 가을,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조국의 ‘아빠 찬스’ 데자뷔라고 느끼는 것”이라며 “법무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검찰총장을 향해 “즉각 특임검사를 임명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수사를 시행해야 할 것이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추 장관은 독자적 특임검사가 수사할 수 있도록 해주든지, 아니면 법무부 장관직에서 스스로 사퇴하든지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또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추 장관의 직무배제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정치인 출신인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추미애 감싸기’에 나서며 지나치게 결단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은 3일 권익위에 ‘검찰의 추 장관 아들 미복귀 사건 수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추 장관이 아들 휴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보좌관을 통해 군에 연락한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닌지’ ‘직무 관련성이 있지는 않은지’ 등을 질의했다. 권익위 내부에서 실무 차원의 검토는 끝났음에도 민주당 출신인 전 위원장의 결재가 나지 않아 아직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심이었다.
/손구민·윤경환·김혜린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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