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사이가 가까운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상관(上官)’으로 느꼈다는 동양대 동료 교수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해당 교수는 과거 정 교수가 총장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졌다고도 증언했다.
과거 동양대 입학처장 업무를 맡았던 강모 교수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정 교수의 변호인 측이 신청해 소환된 증인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 교수의 딸 조민씨와 아들 조모씨가 받은 동양대 표창장과 수료증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둘러싼 질답이 이어졌다. 검찰은 조민씨와 조씨가 실제로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표창장 등을 위조해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강 교수는 “입학처장을 할 때 (정 교수 아들) 조씨를 데리러 터미널에 간 적 있다고 했나”라는 변호인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정 교수 대신 조씨를 챙긴 이유를 묻자 강 교수는 “정 교수가 당시 총장님과 친분이 가까워 제 상관처럼 느꼈다”면서 “일이 많아 피곤했지만, 후임교수지만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런저런 심부름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도 증언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그는 조민씨가 최 총장에게 용돈을 받았다는 증언도 했다. 강 교수는 “총장이 조민에게 용돈을 줬다는 말을 해서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이 담당 교수의 확인 없이도 발급될 수 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가 “(표창장) 일련번호는 별다른 절차 없이 임의기재해도 상관없었고 담당 교수가 확인도 안 했다”고 말한 녹취서를 변호인이 제시하자 그는 “저희 딸이 그렇게 말해줬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자신의 딸이 조교를 한 경험이 있어 표창장 발급 과정에 대해 아는 거라고 밝혔다.
아울러 강 교수는 최 총장이 정 교수를 신임해 전권을 위임했다고도 했다. 변호인이 이같은 진술이 담긴 녹취서를 제시하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냐고 묻자 그는 “네”라고 대답했다. ‘전권을 위임했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원어민 교수 10명을 채용하는 데 채용 (여부)도 본인이, 연봉도 본인이 결정했다”면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교수에 대해 “총장님 버금가는 권위를 갖고 있었다”고도 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