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공포에…美 '중고차 시장' 질주

대중교통·우버 기피 심화되고
절약 위해 값싼 중고차로 몰려

지난 2017년 암트랙 열차가 뉴욕 펜스테이션에 정차돼 있다. 코로나19로 기차 등 대중교통 기피 수요가 커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과 우버를 피하려는 이들이 중고차로 몰리면서 미국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최근 2017년식 혼다 파일럿을 중고로 구입한 수전 크레이씨가 대표적이다. 그의 가족은 그간 자동차 한 대를 함께 이용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버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기 위해 결국 중고차를 샀다. 크레이씨는 “친구들과 외출하거나 술을 마셔 운전하기 싫을 때 우버를 이용해 식당에 가곤 했다”면서도 “더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우버) 대신 우리 차를 타고 간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기피 수요 외에 언제 실직할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돈을 절약하려는 이들도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올봄 신차 생산이 두 달가량 중단됐던 것도 중고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요 증가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자동차 딜러들은 120만대의 중고차와 중고트럭을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22%나 늘어난 숫자다. NYT는 이를 2007년 이후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이라고 전했다. 판매량 증가는 중고차 가격 급등으로도 이어졌다.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7월에만 중고차 평균 가격이 16% 이상 올랐다.

NYT는 지난 몇 년 동안 신차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도 중고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차 평균 가격은 약 3만8,000달러(4,50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2016년산 닛산 로그를 1만3,500달러에 중고로 구매한 수전 서덜랜드씨는 “첫 집을 살 때 4만2,000달러를 냈다”며 “차 한 대에 그만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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