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세보다 3억원 낮은 가격에 매매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정책의 효과라고 강조했던 거래 사례가 친족간 거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 관계인 끼리 각종 세금이나 자금조달 문제 등을 고려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소유권을 넘긴 거래인 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와는 무관한 셈이다.
8일 마포구 부동산업계 및 마포구청 등에 따르면 8월 6일자 11억원에 실거래 등록된 마래푸 전용 59.92㎡ 거래의 경우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족관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해당 거래를 두고 지역에서 민원이 제기돼 거래 내역을 확인한 적이 있다”며 “거래 당사자와 통화를 한 결과 매도인과 매수인이 친족 관계라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거래는 홍 부총리가 이날 ‘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리센츠, 노원구 불암현대 아파트와 함께 부동산 정책의 결과로 가격이 하락한 사례로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과열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의 매수심리가 8월들어 관망세로 돌아서며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실거래가가 하락한 단지 사례를 제시했다.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취지다.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바라본 마포구 공덕동 일대의 아파트./이호재기자.
해당 단지에서 시세 보다 낮은 실거래가 이뤄진 적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3단지는 7월중 14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 6일자에는 11억원으로 3억원이 떨어졌다. 다만 이 거래는 가족 관계에 있는 매도인 매수인의 거래인 만큼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했거나 정책 영향으로 급매가 나온 것과는 무관한 셈이다.
실제 해당 거래가 이뤄진 이튿날인 이달 7일 같은 평형에서 14억2,000만원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다시 3일뒤인 10일 14억원의 실거래가 등록되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평형에서 11억원 거래 이후 14억5,000만원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반적인 매매 거래가 아니니 시세는 여전히 14억원이라고 보는게 맞다”며 “설사 11억원 거래가 친족 거래가 아니라 하더라도 8월 실거래된 10건 정도의 매매가 모두 14억원 대인데 한 건이 11억원 거래됐다고 해서 시세가 떨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