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DICC 우발채무 떠안아라"...두산 '매각' 승부수

22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
소송가액 7,151억... 이자 포함 1조 '부담'
두중에 유증·무상증여 포함 1.9조원 투입
지주사·오너일가 현금 더하면 2.8조 확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연합뉴스
연내 3조 자구안 마련 달성을 눈앞에 둔 두산솔루스(336370)와 모트롤BG,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클럽모우CC 등 매각을 통해 마련한 1조원의 자금 중에서 (주)두산이 두산중공업 유증에 쓰는 금액 5,831억원(지분율 44.86%)을 제외하면 4,500억원 정도의 금액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너일가도 솔루스 매각으로 약 4,600억원을 손에 쥐었다. 3조 자구안 중에서 남은 금액은 불과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현재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두산건설의 매각 대금(2,000~3,000억원 예상)도 추가로 확보할 경우 3조 자구안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


인수합병(M&A) 업계에서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DICC 소송 우발부채를 인수자에게 전가하면 국내 PEF는 인수 후보에서 제외된다. 현재 IMM PE 등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의 사실상 원고는 국내 기관투자자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출자한 PE가 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원고와 피고가 같아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

해외 매각 길도 막혀 있다. 인프라코어의 경우 ‘중대형 굴삭기 신뢰성 설계 및 제조 기술’ 등 국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해외에 팔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결국 전략적 투자자(SI)인 국내 대기업으로 후보군이 좁혀지는데, 현대중공업과 한화그룹은 인수전 참여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 측도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가 등장하지 않으면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내 본계약 체결이 원칙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매각 속도 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김기정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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