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지난 4·15 총선 입후보 과정에서 재산신고 당시 약 11억원을 누락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고발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정치를 시작했으면 최소한 비열하게는 하지 말자”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주 화요일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국회 운영위가 함께 열렸다”면서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나의 질의 시간에 딱 맞춰 김용민 의원이 보도자료를 냈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계속 내 눈치를 살펴보고, 자리를 비울 때도 일부러 내 자리 주변을 훑고 탐문하듯 지나갔다”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고생 많으셨다’고 주먹인사까지 건넸다. 내게 인사를 청한 건 처음이었다”고 적었다.
조 의원은 이어 “고생이라…내통, 유착, 보도자료 준비, 언론 플레이 등 일인다역을 소화한 김용민 의원이 했겠지”라고 비꼰 뒤 “그런데도 그날 출입기자들에게 단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정치, 이왕 시작했다면 최소한 비열하게는 하지 말자”면서 “소름이 끼친다”고 김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조 의원의 총선 전후 재산신고 내역 변동을 이유로 ‘당선 무효’를 주장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김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도 “조수진 의원은 해명을 하면서 사실관계를 교묘하게 왜곡했다”면서 “진정성 있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시간이 없었다’는 조 의원의 해명을 두고 “조 의원이 3월5일 사표를 내고 3월9일 공천신청을 한 것은 맞지만 재산신고 서류는 3월26일, 3월27일 선관위에 제출했다”고 지적한 뒤 “사표를 낸 3월5일부터 재산신고일인 3월26일까지는 21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어 “조 의원(당시 후보)이 당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것은 재산신고일 이후인 3월31일로 대변인 일이 바빠서 실수했다는 것은 성립할 수 없는 변명”이라고 쏘아붙인 뒤 조 의원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기재에 해당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조 의원은 자신의 재산신고 고의 누락 의혹에 대해 “신고 과정에서 실수가 빚어졌다”고 해명을 내놨다.
조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지난 4월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조 의원은 18억5,000만원(2019년 12월31일 기준)의 재산을 신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조 의원 재산은 약 30억원(2020년 5월30일 기준)으로 11억원 정도가 급증해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조 의원의 재산 가운데 예금이 2억원에서 약 8억2,000만원으로 크게 늘었고, 타인에게 빌려준 채권 5억원이 추가되며 총 11억2,000만원 가량이 늘었다.
이를 두고 당초 재산신고 당시 허위 신고 의혹이 일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자신의 재산신고 내역 변동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조 의원은 “(2020년) 3월5일 밤 신문사에 사표를 썼다”면서 “3월9일 미래한국당 비례후보에 지원서를 넣었다. 마감 직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비례후보 지원을 결정하고 혼자 서류를 준비했다”고 전한 뒤 “정부기관이 발급하는 30종 가량 서류를 발급받는 데만 꼬박 이틀을 뛰어다녔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어 “주변의 도움 외에 금융정보 동의 등 저로선 처음 활용하는 시스템을 통해 저와 가족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신고했다”면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도 적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 의원의 재산축소 신고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재산을 허위 기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러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화돼 의원직을 잃게 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