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실물경기 회복 지연시 중기 신용위험 커져"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의결 후 국회 제출
정부 정책 금융시장 영향분석은 안보여
현 기준금리 실효하한 가깝지만 추가 인하 가능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그동안 정부의 금융지원에 의존한 중소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10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한 뒤 열린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매년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정책방향 등을 정리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작성해 국회 제출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 6월 통화량(M2)이 전년 동월에 비해 9.9%로 증가했고, 단기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시중 유동성이 수익 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치솟은 상황에서 때늦은 분석을 내놓은 한은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택 관련 대책 등이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만 내놓았다. 시중 유동성 증가에 의한 금융시장 영향에 대한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또 긴급재난지원금 등에 대해서도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을 뿐 적자국채 발행으로 인한 국고채 시장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분석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이날 설명에 나선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채택한 평균물가목표제에 대해 다른 국가의 반응이나 평가 등을 지켜본 뒤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연준은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평균 2%인 물가상승률을 장기에 걸쳐 달성하지 못해도 용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출이나 공개시장조작 등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내수침체로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를 밑돌아 통화완화를 자극해 연내 금리 0.25%포인트를 추가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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