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가 이른바 ‘황제복무’ 의혹에 둘러싸인 가운데, 서씨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K리그 프로축구 구단인 전북현대모터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현대 측은 서씨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작년 말 프로스포츠협회에서 공고를 내고 인턴을 모집한 것”이라며 “(서씨를) 뽑고 보니 엄마가 추미애였다”고 반박했다.
10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입수한 ‘2020년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씨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2월 전북 현대모터스 사무국 인턴에 최종 합격했다. 2명을 뽑는 이 자리에 경쟁률은 60대 1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가 시행하는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8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프로스포츠 분야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인재들에게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자는 것이 사업 목적이다.
지원 당시 서씨는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으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었고, 서울동부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검찰 수사 결론이 나지 않는 동안 인턴직에 지원해 합격했다. 현재는 전주시에 거주하면서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19개의 프로스포츠 단체는 서씨를 포함해 모두 83명의 인턴을 뽑았다. 정부 지원 예산으로는 12억7,000여만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인턴들의 월급(130만원)을 지원했으며, 전북현대의 경우 정부지원금에 더해 5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여당은 줄곧 서씨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으며, 아픈 다리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를 이행했다고 강조해 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서 일병(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 당시 계급)은 군에 가기 전에 무릎 수술을 해서 군에 안 갈 수 있는 조건인데도 어머니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내가 안 가도 되지만 가야 하겠다’고 결정해서 군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이 문제(서씨 관련 특혜 의혹)를 가지고 조사를 위해 무슨 위원회를 새로 만든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는 지나친 정치적 공세”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축구 업계 일부에서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턴들이 경기 내내 서있거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무릎 상태가 심각하다면 정상적으로 축구단 업무를 시행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북현대 측은 “(서씨 채용 과정에서)어떤 외압도, 청탁도 없었다”며 “면접까지 채용의 전 과정이 블라인드로 이뤄졌으며, 요즘은 지원서에 가족 사항은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서씨의 무릎 통증은 언론의 보도 이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전북현대 측은 “서씨가 주로 구단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