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민이 수도권 인근 지역으로 밀려가면서 경기권의 전세난도 심화되고 있다.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매물은 귀해졌는데 수요는 늘어나면서 광명에서는 전세가가 3주 만에 2억원 넘게 뛰는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분당에서는 20억원짜리 ‘초고가’ 전세 거래도 체결됐다. 3기 신도시 등 6만가구의 사전청약 계획이 공개되면서 임대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전세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명시 하안동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5㎡가 지난 8월11일 7억3,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당 평형이 3주 전인 7월21일 5억1,660만원에 계약됐다는 것이다. 3주 새 2억원이 오른 셈이다.
과천에서는 대장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용 84㎡ 전세가 9억원으로 가격대를 굳혔다. 원문동의 ‘래미안슈르’ 전용 84.96㎡가 8월22일 9억원에 거래됐고 별양동의 ‘래미안센트럴스위트’ 전용 84.94㎡도 7월 9억5,000만원에 두 차례 계약됐다. 분당에서는 20억원짜리 전세 거래도 나왔다. 7월 말 성남 분당구 백현동의 신축단지인 ‘판교알파리움 1단지’ 전용 203.77㎡가 2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 들어 경기 지역에서 20억원을 넘는 초고가 전세는 해당 거래가 처음이다.
수도권 전세가가 무섭게 오르는 이유는 임대차법 시행으로 시장에서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가 대거 가세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나온 매물들 또한 가격이 크게 뛰거나 월세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경제가 경기 지역의 임대차 거래를 분석한 결과 8월 들어 계약된 임대차 거래 중 전세 비율이 6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8월 계약된 경기 지역 전월세 거래 1만1,731건 가운데 전세 비중은 64.30%였다. 바로 전달인 7월의 전세 비율은 67.77%였다. 임대차 3법이 7월3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불과 한 달 만에 전세 비율이 3%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반년 전과 비교하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명확해진다. 3월 계약된 전체 임대차 거래 2만906건 가운데 1만4,479건인 69.3%가 전세 계약이었는데 이 비율이 점차 줄어들어 64%대까지 내려왔다.
8월 계약된 경기도 전세 거래 건수는 7,543건으로, 이는 두 달 전인 6월 거래량(1만4,482건)의 절반 수준이다. 남양주 다산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어서 거래가 안 된다”며 “몇 건 나온 매물들은 호가가 수천 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로 올라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전세가 없으니 월세나 반전세도 나오기만 하면 삽시간에 거래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