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치열한 정보기술(IT) 인재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채용 일정이나 방식을 지원자에게 유리하게 맞추고 보수도 파격적으로 책정하고 있어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질 만한 상황이다.
11일 케이뱅크는 이달 말부터 IT 분야 인력을 집중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정계 여·수신 코어뱅킹 개발 및 운영 담당자, 빅데이터 시스템 개발 및 운영 담당자, 빅데이터 전문가 등 10여개 분야지만 구체적인 모집 분야나 자격 요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케이뱅크가 이를 알린 것은 경쟁사에 인재를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의 인터넷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준비법인은 최근 IT 경력직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선두업체로 IT 인력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내년 출범을 목표로 하는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이미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상태다. 연봉은 전 직장의 최대 1.5배를 제공하고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까지 제시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케이뱅크가 채용을 시작하기도 전에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우수 인력을 뽑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케이뱅크도 내부적으로 어떤 대우를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이달 말 채용에 나선다는 사실을 밝히며 지원자들의 발길을 돌리려 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IT 개발자의 몸값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개발자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귀한 몸’을 모시는 만큼 채용 시장의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두둑한 연봉이나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약속하는 것은 물론 채용 단계에서부터 지원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서류 지원 마감일 이후 빠르면 2주 안에 최종 합격자 통보까지 절차를 끝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개발자들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 1·2차 면접을 하루에 진행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