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구찌 가문의 손녀가 악몽과 같은 가족사를 공개한 데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찌 가문의 상속녀 알렉산드라 자리니(35)는 캘리포니아 법원에 계부 조지프 루팔로에게 어린시절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자리니는 패트리샤 구찌와 외할머니 브루나 팔롬보는 계부의 성적인 학대를 방조하거나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자리니는 고(故) 알도 구찌의 손녀다. 알도는 구찌 브랜드 창립자 구치오 구찌의 맏아들로 1953년 미국 뉴욕에 매장을 열고 세계 진출을 이끈 인물이다.
자리니에 따르면 성적 학대는 6세 때부터 시작돼 10대 시절까지 계속됐다.
계부는 뮤지션 프린스, 펑크 밴드 어스윈드앤드파이어 등 대중음악계 스타들의 매니저였다. 계부는 집에 들어오면 정기적으로 자리니의 침대로 접근해 추행했다.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기도 했다.
친모인 패트리샤는 자리니를 때리면 계부가 나타나 폭행을 말린 뒤 자리니의 몸을 만지는 식의 추행도 있었다. 외할머니 팔롬보는 계부의 성적 학대행위에 대해 “비밀을 지키고,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이 자리니의 주장이다.
자리니가 계부의 성적 학대 사실을 공개하고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계획을 알리자 친모와 외할머니는 “구찌 가문의 상속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니는 NYT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소송에서 이긴 뒤 금전적으로 배상을 받더라도 상속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아동 성학대 방지를 위한 재단 설립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찌 가문은 1993년 자리니의 외당숙인 마우리치오 구찌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브랜드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한편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은 구찌 가문의 내분과 이혼한 전처에게 청부살인을 당한 마우리치오 구찌 전 회장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