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오피스 근무의 중요성을 밝혔습니다. 그는 재택근무로 인해 어떤 점이 어렵냐는 WSJ의 질문에 “이제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습니다. 또 재택근무의 장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긍정적인 점도 보이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많이 도입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많은 기업들은 5일 중 4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할 것으로 본다”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헤이스팅스뿐만이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뉴욕을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사무실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재택근무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이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후에도 오피스 시대의 종말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오피스 공간은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인류에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전염병이 더 자주 창궐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형태로 오피스도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최근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오피스 시장에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여기 오피스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①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혼잡 피하기
소프트뱅크의 새 본사 ‘도쿄 포트 다케시바’ /사진=도큐 부동산 홈페이지
우선 오피스 공간 내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데이터 활용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일본의 대형 부동산 회사 ‘도큐 부동산’은 올해 준공한 도쿄 미나토구 소재 ‘도쿄 포트 다케시바’로 본사를 이전하는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건물 혼잡도를 줄일 계획입니다. 1,000여개의 인공지능(AI)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할 건물 내 혼잡도를 측정하고 앱을 통해 입주사 직원들에게 전달해 출근 시간을 분산시킬 계획입니다. 도큐 부동산의 데이터 활용 계획은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다만 마사시 도큐 부동산 사장은 “기술을 사용해 비접촉 환경을 만들고 혼잡을 해결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더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엘리베이터와 안면 인식 기술을 연동해 입주사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일하는 공간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도큐 부동산은 앞으로 이 같은 기술을 다른 오피스에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도큐 부동산과 소프트뱅크는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오피스 빌딩의 혼잡도를 낮출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 캡처
②로봇을 활용한 비접촉 서비스 확대
히타치의 커뮤니케이션 로봇 /니혼게이자이 캡처
앞서 히타치는 지난 4월 오피스 빌딩의 비접촉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건물 안내 및 순찰 등 일부 업무를 대체함으로써 감염 위험을 줄여줍니다. 아울러 최근 호텔이나 상업시설 등에서는 비접촉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건비 절감을 비해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오피스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 로봇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③1인용, 위성 오피스 확대
지하철 역내에 위치한 후지 제록스의 1인용 사무실 ‘코코데스크’ /니혼게이자이 캡처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지난 3일 1인용 오피스 사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차역내 1인용 오피스를 현재 30개에서 2025년까지 1,0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본업인 철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또 후지제록스는 주로 지하철 역사 내에 위치한 소형 공유 오피스인 ‘코코데스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가로 1.5m, 세로 1.1m, 높이 2.4m 정도인 코코데스크는 전원과 무선랜, 대형 모니터를 갖추고 있어 화상 회의도 가능합니다. 또 감염 예방을 위해 실내 공기를 팬으로 환기하고 책상 표면은 향균 코팅처리도 한다고 합니다. 현재 20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하철 역 뿐만 아니라 오피스 입구 등에도 설치해 40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1인용 오피스 이용 가격은 대체로 15분당 250엔 수준입니다.
TPK와 우치다양행이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개발한 사무용 가구 /니혼게이자이 캡처
아울러 변화하고 있는 오피스 근무 환경,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발맞춰 관련 사무공간이나 가구를 개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NTT도시개발은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가정집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재생종이를 활용한 조립식 사무실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컴퓨터 이용에 적합한 형태로 설계했으며, 흡음성이 높은 소재를 활용했다고 하네요. 가격은 15만 9,000엔 정도라고 합니다. 또 사무공간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는 TPK와 사무용 집기 전문업체 우치다양행은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가구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