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un]더 넓게 더 편하게…볼보 신형 S90, 네 바퀴 달린 '모던 하우스'

이전 모델보다 전장 125㎜ 늘어
뒷좌석 넉넉한 실내공간 끝판왕
업그레이드 된 사운드로 귀호강
부드러운 주행성능 무난하지만
브레이크 '밀리는 느낌' 아쉬워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볼보 신형 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럭셔리 중형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된 플래그십 세단 S90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쟁쟁한 강자들이 포진한 이 차급 시장은 여전히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독일 3사’를 위협하는 신흥 강호로 떠오른 볼보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그만큼 S90에 공을 들였다.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전무는 “이번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서 해당 차급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고 했다. XC60, XC90 등을 통해 SUV 시장에서는 어떤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확보한 볼보다.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지난 9일 열린 S90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서울 여의도부터 인천 네스트호텔까지 오고 가며 달렸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볼보 신형 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S90은 실내 공간에 특장점이 있는 차다. 넓은 공간, 고급스러운 실내 장치, 귀를 달래주는 사운드 시스템, 실내의 안정된 색감 등이 운전자의 오감을 편안하게 한다. ‘이동하는 모던 하우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S90의 전장은 이전보다 125㎜ 늘어난 5090㎜. 이를 기반으로 동급 모델들과 비교해 훨씬 넓은 실내 공간을 뽑아냈다. 뒷좌석에 앉았더니 가히 광활하다고 할 만 했다. 마치 앞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등받이를 굽힌 것처럼 넓었다. “뒷좌석에 앉으면 기사가 운전하는 ‘쇼퍼 드리븐’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볼보 측 설명이 과장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쾌적함과 부모님의 편안함을 보장하는 패밀리 세단으로서 손색이 없다.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 뒷좌석 럭셔리 암레스트 등이 적용된 것도 S90의 실내를 더욱 쾌적하게 한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볼보 신형 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사운드도 돋보인다. 바워스앤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시스템에 내장된 ‘재즈클럽’ 모드로 설정했더니 청아한 소리가 차 안을 휘감았다. 근사한 집에서 재즈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선사했다. 확실히 실내의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보는 “기계적 공진을 완벽에 가깝게 제거하기 위해 B&W가 8년간 70회 이상의 반복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화한 컨티뉴엄 콘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주행 성능은 어떨까. 무난했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가속 시 일정 수준까지는 폭발적이진 않지만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꽤 높은 속도에서는 다소 흔들림이 느껴졌지만, 어차피 볼보의 이미지가 폭발적인 가속력과는 맞지 않는다. 이날 시승한 S90 B5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볼보의 새 친환경 파워트레인인 B5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됐다. 48V 배터리와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결합해 최대출력 250마력과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낸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볼보 신형 S90./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다만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신경이 쓰였다. 급제동을 걸어야 할 상황에서는 단단하게 잡아주지 않는 브레이크가 아쉬울 수 있다. 방향 전환 시 몸을 잡아주는 느낌과 요철에서 차가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제자리를 잡는 것은 좋았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각종 첨단 사양 옵션이 적용된 것도 만족스럽다.

볼보 측은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제네시스 G80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의 품격을 갖추고 있는지, 풍부한 옵션을 갖춰 운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선택은 과연 어떨까. 편안함을 선사하는 기존 볼보의 이미지에 만족했거나, S90의 경쟁 차종의 ‘비교적’ 투박한 실내 공간이 아쉬웠던 소비자라면 S90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겠다. 가격은 경쟁 모델들과 큰 차이가 없는 B5 모멘텀 6,030만원, B5 인스크립션 6,690만원으로 책정됐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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