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관한 블랙코미디 연극 '결혼', 비대면 공연 온라인 중계

부산문화회관·대전예술의전당 공동제작
18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배시시 TV’서 관람

부산문화회관이 대전예술의전당과 공동 제작한 연극 ‘결혼’이 오는 18일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지역 관객들을 만난다. 이 공연은 당초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대면 공연을 취소하고 무관객 공연 온라인 중계로 전환됐다.

‘결혼’은 지난 해 연극 ‘율리우스 카이사르’, 오페라 ‘리골레토’에 이어 부산문화회관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제작 공연이다. 러시아 문호 올니콜라이 고골(N. Gogol)의 원작을 연극계 오랜 콤비인 고연옥 각색, 김광보 연출의 무대로 선보인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가 문학적 스승이라 칭한 풍자와 해학의 이야기꾼 고골. 그의 숨은 코미디를 시대를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의 고연옥 작가와 이 시대 미니멀리스트 김광보 연출이 다시 만나 결혼에 관한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완성한다.

부산문화회관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한 연극 ‘결혼’./사진제공=부산문화회관

결혼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남녀에게 풀지 못한 숙제이자 딜레마이다. 원작 속 결혼을 꿈꾸는 남녀와 이들을 엮는 중매쟁이 모두 돈, 명예, 외모, 허영심 등 각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허세와 거짓말만 오갈 뿐, 진정한 사랑 따위엔 관심 없다. 연극 ‘결혼’은 인생을 바꿀 최고의 비즈니스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잘난 것 하나 없지만 온갖 ‘척’으로 고군분투하는 속물적 세태를 비꼰 원작을 ‘젠더 스와프’(Gender Swap, 등장인물의 성 역할이 원작과 바뀜)를 통해 더욱 신랄하지만 유쾌하게 풀어낸다.


여기에 ‘햇빛샤워’의 히로인 김정민, 작년 ‘죄와 벌’에 이어 다시 한번 대전 무대를 찾은 백성철을 비롯 정혜영·박해원·이혜미·조수하·민예지·박진호·이동혁까지 155명의 응시자가 모인 치열한 오디션을 뚫은 9명의 배우들의 개성이 충돌하는 생기 넘치는 무대가 관객들의 웃음을 공략한다.

결혼에 대한 성찰보단 한 편의 유쾌한 소동극으로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갈등에 선 주인공이 결국 사회적 통념과 결혼이라는 억압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선택하는 것을 과정을 보며 ‘인형의 집’ 로라를 떠올렸다는 김광보 연출은 “비록 관객과 직접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 잠시나마 아무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건네는 작품이면 좋겠다”고 온라인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부산문화회관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한 연극 ‘결혼’./사진제공=부산문화회관

이번 작품은 부산과 대전 두 지역의 대표 문화기관이 협업한 첫 결과물로도 의미가 깊다. 부산문화회관은 지난해 전국 13개 국공립 공연장과 ‘공공 공연장 협의체’를 구성하고 ‘문화예술교류 협약’에 따라 기관 간 정보공유와 교류를 통해 상생과 발전을 꾀하고 자원과 재원을 투입해 공동 작품을 기획·제작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번 부산문화회관과 대전예술의전당의 공동제작 ‘결혼’이 그 첫 번째 결실이다. 김광보 연출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부산시립극단 수석연출을 역임한 바 있고 고연옥 작가는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해 한국 연극계의 대표작가로 성장한 만큼, 이번 공동제작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이번 공연은 14세 이상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18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공식 유투브 채널 ‘배시시 TV’를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 8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진행됐던 무관객 공연의 녹화 중계이며 자세한 내용은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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