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전에서 힘차게 투구하는 토론토의 류현진. /버펄로=AFP연합뉴스
14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4승째를 올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경기 후 본인에 대한 질문만큼이나 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포스트시즌을 처음 겪을 동료들이 잘할 수 있을까’ ‘중요한 시기가 다가올수록 어린 선수들이 당신에게 더 의존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이었다. 현지에서도 ‘신입생’ 류현진을 팀의 확실한 리더로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종료(9월28일)가 다가오면서 류현진의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젊고 경험이 적은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에서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해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른 류현진은 지난 2018년 월드시리즈에도 등판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론토는 이날까지 류현진이 등판한 10경기에서 8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이날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치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8피안타 1실점을 했다. 시즌 다섯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다. 92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7개를 빼앗았고,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은 하나도 없었다.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피홈런 세 방을 포함 5이닝 5실점을 하며 3.19로 올라갔던 평균자책점을 3.00으로 다시 낮췄다. 팀의 7대3 승리 속에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째이자 홈경기 첫 승리를 챙겼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7㎞에 그친 가운데 4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내줬으나 절묘한 변화구 제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 1실점 때 3피안타 중 체인지업을 공략당한 안타가 2개였는데 이후 완전히 패턴을 바꿨다. 류현진은 “1회 실점 이후에 패턴을 많이 바꿔서 던졌는데 이게 주효했던 것 같다. 직구와 커터(컷패스트볼)를 많이 사용하면서 타이밍을 흔들었다”고 돌아봤다. 2회 2사 2루에서 뜬공 처리, 4회 1사 1·2루에서 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5·6회는 삼자범퇴로 넘겼다. 이 경기 전까지 8경기 4승1패, 평균자책 1.20으로 메츠에 무척 강했던 류현진은 팀 타율 전체 1위를 달리는 올해의 메츠를 맞아서도 초강세를 이어갔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우리의 에이스다. 초반에 상대가 체인지업을 공략하자 바로 커터를 활용해 차이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쉽게 변화를 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류현진은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질 수 있고 타자들이 어떤 공을 노리는지를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역지 토론토선은 “토론토 구단이 류현진을 두 차례 더 선발로 올린 뒤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내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3위 양키스에 0.5경기 차로 앞선 토론토가 지구 2위를 지키면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포스트시즌 1라운드에 진출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