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반도체회사 엔비디아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400억달러(약 47조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밝히며 “이번 계약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RM의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계속 운영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엔비디아의 ARM 설계 독점 사용 의혹을 일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수가 반도체 업계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계약금 20억달러와 주식 215억달러, 현금 120억달러를 ARM에 지급해야 한다. ARM 직원들에게도 엔비디아 주식 15억달러어치가 주어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이번 거래로 활짝 웃었다. 2016년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314억달러를 주고 ARM의 지분 100%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며 손 회장은 4년 만에 86억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매각 이후 ARM 지분 10% 미만을 보유하게 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합병이 영국,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 최소 18개월 후에야 최종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ARM의 본사가 있는 영국에서 이번 거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칼럼을 통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ARM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였다. 소프트뱅크는 ARM 인수 이후에도 여전히 본사를 케임브리지에 뒀지만, 엔비디아는 오히려 이들 엔지니어를 미국 본사로 흡수시켜 본사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