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시즌2' 스가 "헌법 개정 도전"

총재 선거 압승, 내일 99대 총리로
아베 대변인 출신…정책 계승 유력
동북아 정세·한일관계 반전 없을듯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의 새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답례하고 있다. 스가 신임 총재는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제99대 총리로 정식 선출돼 내년 9월까지인 아베 신조 총리의 잔여 임기 동안 총리직을 수행한다. /EPA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역대 최장수’ 총리인 아베 신조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총리가 된다. 스가는 선출된 직후 헌법 개정 의지를 밝히는 등 외교와 경제 등에서 아베 총리의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돼 한일관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가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총 535표(유효 534표) 중 377표를 얻어 예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스가 신임 총재는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제99대 총리로 정식 선출돼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한다. 일본 총리가 바뀌는 것은 지난 2012년 12월26일 아베 총리가 취임한 후 7년8개월여 만이다.


스가는 아베 정권의 안방마님이자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지낸 만큼 아베 정권의 정책노선을 상당 부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의 대담한 통화정책과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 등 확장재정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규모 면에서는 보다 덜 완화적인 재정정책을 끌고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거 레이스 과정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외교 분야는 아베 총리와 상의하겠다고 한 만큼 기존 정책을 답습할 공산이 크다. 앞서 후보 시절 내세웠던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은 개헌을 당시(당의 기본방침)로 창당했다. 총재로서 도전해나가고 싶다”며 “(현재 헌법은) 현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내에서 각 정당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먼저 헌법심사회를 움직이고 토론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일관계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성할 내각에 극우 정치인을 대거 기용할 경우 한일관계는 더욱 험한 길을 가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동북아에서 일본의 이익을 지키는 한편 미국의 이익에 협조하기 위해 중국 등 주변국과 다소 불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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