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박' 카카오게임즈, 줄퇴사 없는 이유 있었네

'돈 벼락' SK바이오팜과 달리
우리사주 평가차익 많지않고
신규 IP 출시·사업다각화 등
성장성에 베팅 직원 더 많아
일각 우려에도 분위기 차분

역대급 청약경쟁률로 ‘상장 대박’ 역사를 쓴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되자 카카오(035720)게임즈도 SK바이오팜(326030) 같은 ‘줄퇴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카카오게임즈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다. 임직원들이 상장으로 인해 얻는 우리사주 평가차익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신규 IP(지적재산권) 출시를 다수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성에 기대를 갖는 직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15일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8.54% 하락한 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모 당시 58조원이라는 IPO 역대 최대 금액을 끌어모은 데 이어 ‘따상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를 찍은 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지만 이날 5위로 내려앉았다.



상장 이후 이어졌던 주가 상승세는 꺾였지만 여전히 공모가 2만4,000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오른 상태이다 보니 과거 SK바이오팜 직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차익을 실현했던 것처럼 카카오게임즈에서도 핵심인력 이탈이 발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카카오게임즈 안팎에서 인력이탈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사내 여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이나 사내 게시판에서도 별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에서 분리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스톡옵션이나 우리사주 혜택을 받은 인원이 비교적 많지 않다”며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 IPO를 성공한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직원들의 동요가 크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퇴사하면서 주식을 처분해 ‘돈벼락’을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 임직원들은 공모가 2만4,000원에 주식 152만2,088주를 배정받았다. 주식을 배정받은 직원은 계열사를 포함해 1,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와 현재 주가를 감안해 추산하면 1인당 평가차익은 4,000만원 초반 가량이다. IPO 이후에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해 1인당 평가차익이 수억원에 달했던 SK바이오팜과는 큰 차이가 있다.

주가 변동성이 큰 바이오 기업과 달리 카카오게임즈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도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를 통한 자체 게임 개발뿐 아니라 전문 퍼블리싱 플랫폼 역할도 겸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크래프톤이 개발한 PC MMORPG ‘엘리온’,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10여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보다 앞으로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회사 구성원들도 이런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신작과 더불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효자 상품’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미래가치에 더욱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모바일 게임 ‘가디언테일즈’와 ‘배틀그라운드’ 같은 인기게임의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기업공개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모바일과 PC 온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보유한 만큼 퍼블리싱과 개발력, 3가지의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있다”며 “영화로 비교하면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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