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터넷서비스 업체 텐센트가 싱가포르를 아시아 거점으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영진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교두보로 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이와 관련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성장하고 있는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새 사무실을 열 것”이라며 “기술과 사업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현지에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인 텐센트는 최근 미국과 인도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와 위챗을 서비스하는 텐센트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발효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9일 인도 정부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인기 게임 앱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포함한 중국 앱 47개의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진적인 금융 시스템과 법체계를 갖춘 싱가포르가 서방과 중국 모두에게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등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며 싱가포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리스크도 적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좋은 친구로 남겠다고 발언하는 등 중립적인 태도를 일관해왔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중국의 여러 IT 기업들은 싱가포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1일 블룸버그통신은 바이트댄스가 싱가포르를 아시아 거점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3년 간 수십억달러를 싱가포르에 투자하고 인력 수백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 인수를 위해 40억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인 그랩에도 3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