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상속세수 비중 0.1P 증가할 때 경제성장률 0.6P 하락"

경총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활력 제고 세제개편 토론회'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 "1965~2013년 OECD 16개국 분석"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글로벌 과세체계서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개편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일 개최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온라인 토론회’에서 김철 EY한영 회계법인 파트너(왼쪽부터),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교수,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 김상겸 단국대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기업 경영의 영속성 유지와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상속세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온라인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증분석 결과 높은 상속세는 경제성장과 민간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1965년부터 2013년까지 상속세가 있는 OECD 16개국을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중이 0.1%포인트 증가할 때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하고 민간투자 증가율은 1.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 교수는 이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웨덴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이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은 상속세율 인하와 동시에 기초공제액을 높여 상속세 부담을 줄여줬다”며 “일본 또한 가업 상속에 대한 특례확대 조치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가업 상속을 쉽게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가 ‘코로나19 시대 조세정책의 주요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경총

원 교수는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는 대신 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일부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현재 정책과 달리 소득세를 내는 납세자를 늘리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수 확대가 필요할 때 그 부담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납세자가 능력에 맞춰 고르게 부담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복지국가의 전형으로 들고 있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평균소득 수준의 과표에 최고세율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도 “위기상황에서 적자재정은 불가피하지만,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목표와 적자 감축계획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며 “경제회복과 성장동력 확보 또한 기업의 창조성과 도전 노력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와 법인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편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경총

이어 발표한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동시에 ‘글로벌 과세체계’에서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를 현행 글로벌 과세체계에서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토주의 과세체계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만 국내 정부에 법인세를 납부토록 하는 형태다. 반면 글로벌 과세체계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소득을 국내로 들여올 경우 현지에서 낸 세금을 제외한 차액에 대해 또 국내 세율을 적용 받아 세 부담이 늘어난다. OECD 35개국 중 28개국이 기업 소득의 국내 이전 걸림돌을 해소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영토주의 과세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며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을 사업화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특허박스제도 도입, 대기업의 연구개발 세액공제율 상향 등을 통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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