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톡톡]美 ‘멀티패밀리’ 리츠 분사를 통해 생각해볼 점들

에임코 리츠, 운영과 개발 부문 분리
투자 전략 명확하게 하고 투명성, 예측 가능성 제고
분사한 개발 회사에서 안정화된 자산 리츠로 넘길 계획
코로나19 이후 상반된 전략 취하는 리츠들
일본에서는 M&A 통해 복합·다변화 전략 추구
싱글패밀리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높아져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의 멀티패밀리 리츠인 ‘에임코(Aimco)’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나오는 멀티패밀리를 전담하는 리츠와 개발사업부문을 분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분사 후 Aimco는 ‘AIR(Apartment Income REIT)’와 ‘Aimco’로 나뉘게 됩니다. AIR는 멀티패밀리 사업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리츠가 되고, Aimco는 멀티패밀리 개발 사업을 담당하게 됩니다. 밥 밀러 에임코 수석 이사는 분사 배경에 대해 “AIR은 멀티패밀리 임대사업이라는 단일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pure play)을 취하고, 에임코는 개발 사업에 집중해 각 사업이 가진 장점 극대화, 기회 확대, 주주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mco가 소유한 멀티패밀리 /사진=Aimco 홈페이지

분사 후 AIR은 보스턴·필라델피아·워싱턴DC·덴버·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샌디에이고 등에 위치한 총 98개의 멀티패밀리, 2만 6,599가구를 소유하게 됩니다. 개발 사업을 떼어내면서 보다 안정적인 임대료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주가 흐름도 더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사를 통해 AIR는 개발 사업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전략과 투명성, 예측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 한 기관투자자는 이번 분사에 대해 “그간 에임코가 멀티패밀리를 주력으로 하다가 오피스 개발에 나서겠다고 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한 우려 때문에 아예 개발과 운영을 분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에임코는 이번 분사를 발표하면서 멀티패밀리 개발을 계속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분사를 한다고 해서 AIR과 에임코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는 건 아닙니다. 향후 AIR은 에임코가 개발한 멀티패밀리 자산을 편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화vs복합, 서로 상반된 전략을 취하는 리츠들


에임코의 이번 분사는 글로벌 리츠 업계에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최근 글로벌 리츠 시장에서 인수·합병(M&A)와 분사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투자자들에게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변화는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지 않습니다.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아티스 리츠(Artis REIT)’는 에임코와 마찬가지로 최근 분사를 했습니다. 아티스 리츠는 산업용·오피스·리테일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여기서 리테일 부문을 떼어내 ‘아티스 리츠’와 ‘아티스 리테일 리츠’로 나눈 겁니다. 분할을 통해 각 리츠가 가진 장점을 제대로 알리고 가치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잘하는 것을 보다 날카롭게 가다듬어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리츠 M&A가 있었습니다. 일본 리테일 리츠 대장주인 ‘재팬리테일펀드(JRF)’와 오피스에 주력하는 ‘MCUBS미드시티’가 합병을 발표한 겁니다. 두 회사는 스폰서가 미쓰비시상사와 UBS로 같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오피스와 리테일 시장이 직격탄을 맞자 둘을 합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규모를 키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도쿄 다이칸야마에 위치한 JRF의 자산과 오사카 지역에 위치한 MCUBS 미드시티의 자산

모두 장단점이 있습니다. 특화 리츠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리테일과 같은 특정 자산이 타격을 입을 때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복합 리츠는 그 반대죠. 미국 리츠 시장의 발전 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복합 리츠로 시작되었다가 점점 특화 리츠로 발전해 왔습니다.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점점 더 특정 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을 갖춘 리츠를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산업 재편과 코로나19로 이 같은 흐름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멀티패밀리vs싱글패밀리, 코로나19가 가져온 주택 투자 시장의 변화


미국의 임대주택리츠 이쿼티레지덴샬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멀티 패밀리 /사진=이쿼티레지덴샬 홈페이지

아울러 향후 멀티패밀리와 싱글패밀리 투자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멀티패밀리는 아파트, 싱글패밀리는 단독주택 입니다. 코로나19 이전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멀티패밀리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에 따르면 작년 3·4분기 멀티패밀리 공실률은 3.6%로 2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 도시 생활에 대한 선호 등으로 멀티패밀리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이 같은 흐름에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는 싱글패밀리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염병에 취약한 공동주택 생활에 대한 두려움,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교외 주택 선호도 등가로 싱글패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겁니다.

블랙스톤이 상장시킨 임대주택리츠 ‘인비테이션 홈즈’가 투자한 단독 임대 주택 /사진=블랙스톤 홈페이지

실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블랙스톤이 싱글패밀리 투자를 재개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블랙스톤은 최근 북미 지역 싱글패밀리를 운영하는 ‘트리콘 레지덴셜(Tricon Residential)’에 3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앞서 블랙스톤은 지난 2012년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를 설립해 싱글패밀리에 투자한 후 기업공개(IPO)를 했으며, 작년 말 투자 회수를 완료했습니다. 또 JP모건체이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싱글패밀리에 투자하는 리츠인 ‘아메리칸홈즈포렌트(American Homes 4 Rent)’와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기관투자자도 참여했습니다. 또 인비테이션 홈즈는 코로나19 이후 8만채를 추가 확보해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주택 투자 시장의 지형도 크게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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