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배려했나...9월 모평 평이했다

수능 전 마지막 실시
고난도 문제 배제하고
기본내용 이해도에 초점
국어, 작년 수능보다 쉬워
수학은 수능 수준 난이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3학년 학생들이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권욱기자

오는 12월3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시된 모의평가가 예년 수준 이하의 난도로 치러졌다. 대입 수험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등교 수업 및 학원 수강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고려해 변별력을 강조하기보다는 기본적인 학습 내용 이해 여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에 이어 9월 모의평가도 난도가 높지 않았던 만큼 모의평가 결과 등을 반영해 치러질 수능도 평이한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6일 전국 2,099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 및 428개 학원에서 동시에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모의평가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든 48만7,347명이 응시했다. 응시생 감소는 기본적으로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불러온 현상이다.

이번 모의평가 전체 문항 중 70%는 한국교육방송(EBS) 수능 교재 및 강의에 연계됐고 예년의 출제 기조가 유지됐다. 무엇보다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응능력이 강조됐다.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추리하며 분석·탐구하는 사고 능력 측정에도 주안점이 맞춰졌다.


*9월 모의평가의 EBS 교제 및 강의 연계율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9월 모의평가의 난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어영역의 난도는 지난해 수능보다 낮았고 올해 6월의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9개 문항 20점 배점에서 코로나19 상황과 관련된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이사항에 대해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학에서 고전 시가와 수필 복합 지문에 평론이 결합한 형태는 기존에 출제되지 않았던 형태”라고 진단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 수준의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나형에서는 과도한 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려는 출제의도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들에게 기본 수업내용만 충실히 이해하면 대입 준비에 차질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줌으로써 재학생과 재수생은 물론이고 교사들의 마음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로 해석된다.

대입수험생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권욱기자

수학 가형의 경우 지난해 수능에 워낙 쉬웠던 탓에 6월에 이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다소 난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난이도 조절을 고려해도 “매우 쉽게, 매우 어렵게 출제하는 기조는 배제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는 게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의 진단이다. 영어영역도 지난해 수능(1등급 비율 7.4%) 수준의 난이도로 분석됐다. 다만 상위권 수험생과 달리 70~80점대의 중위권 학생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문항들이었을 것으로 진단됐다.

사회탐구영역 역시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 이하 수준이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한국지리, 세계지리는 전년 수능 대비 대체로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동아시아사, 정치와 법, 사회 문회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세계사, 경제의 난이도는 비교적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기본을 확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됐다고 임 대표는 평가했다. 예를 들어 여러 개념들을 동시에 묻는 형식 등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과학탐구영역의 경우 난이도별로 출제가 비교적 고르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능 대비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것은 생명과학1이었다. 물리학1, 물리학2과 화학1, 화학2, 지구과학1, 생명과학2는 전년 수능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은 지구과학2였던 것으로 평가됐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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