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도 가치 77兆인데…"LG화학 배터리 분사후 기업가치 상승 가능"

현재 주가 하락은 분사 후 배터리 가치 할인 우려
목표주가 반영 LG화학 배터리 사업 가치 40兆~50兆
기술력·성장성 더 높은 LG화학
증권가 "CATL보다 못할 이유 없어"


LG화학(051910)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두고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다. 분사 후 LG화학에 적용되는 배터리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현재보다 낮게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분사 후 배터리 사업 가치 확대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이 추정한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부문 예상가치는 40조~50조원대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주가에서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44조7,410억원으로 추산했으며 현대차증권은 올해 주가가 90만원까지 오를 경우를 가정하면 배터리 사업가치가 57조6,87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 97만5,000원으로 제시하면서 배터리 부문 가치를 47조9,70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12개월 예상 목표주가 97만원에 배터리 사업 가치를 55조8,910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를 진행한 뒤 배터리 자회사의 가치를 추산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현재보다는 가치가 증가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대한 근거로 현재 LG화학의 주가에 포함된 배터리사업부문의 가치가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LG화학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중인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의 기업가치(EV)는 77조원인데 비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은 40~50조원으로 60% 정도에 불과하다. 실적도 조만간 LG화학이 CATL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예상 영업이익은 5,570억원으로 CATL(1조1,580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내년 1조5,050억원으로 CATL(1조5,670억원)으로 엇비슷해진 이후 2022년에는 3조2,850억원으로 CATL을 1조2,000억원 이상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분사 이후 8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자회사의 가치가 많이 늘어날 경우 LG화학이 분사후 배터리 자회사 부문의 사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할인될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가치는 현재 주가에 내재된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순수 배터리 업체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었고, 선발 배터리 업체 전체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분할이 단기적으로 LG화학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터리 자회사가 분할 후 기업공개 수순을 밟을 경우 LG화학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규모 자금 유치를 통한 투자 여력이 확보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일정이 확인돼야 주가에 대한 영향을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상장을 하더라도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한 미래 성장 투자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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