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공동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등 새로운 상상력으로 DMZ(비무장지대)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17일 경기도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2020 DMZ 포럼’에 영상축사자로 등장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우리는 새로운 상상력으로 DMZ와 접경지대를 바라봐야 한다”며 “DMZ에 남북이 공동으로 재난관리시스템을 갖춘다면 수해, 병해충, 산불 등이 경계를 넘나들 때 가장 신속하게 감지하여 대응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 젊은이들이 남과 북의 DMZ를 연결한 ‘평화의 길’을 따라 만남, 화해, 생명으로 가는 새로운 미래를 걷게 될 것”이라며 “발전이 더디던 접경지역에도 사람이 오가고 도로와 철도가 연결돼 평화경제의 엔진이 힘차게 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지난 여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남과 북 모두 큰 피해를 입은 것이 안타깝다”며 “남북이 재난과 재해를 함께 이겨내는 생명·안전 공동체로서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2년 전 9월19일 남과 북의 지도자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합의를 통해서 DMZ를 ‘평화의 땅’으로 만들자고 약속했고 이후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는 변화의 시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그 변화에 대해선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은 감시초소의 일부를 철수시켰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모든 총기가 사라졌다”며 “화살머리고지에서는 한국전쟁 전사자들의 유해발굴도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또 “철수한 감시초소를 따라 DMZ에 ‘평화의 길’이 조성됐고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1만5,000명이 넘는 내외국인들이 이 길을 따라 걸었다”며 “나아가 지난 해 9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하셨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70년의 군사적 대결이 낳은 비극의 공간을 세계가 함께 가치를 누리는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바꾸어 가자는 취지”라고 해석한 이 장관은 “남북이 다시 평화와 협력의 문 앞에 설 때 DMZ는 화해와 대화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발원지가 될 것이고 평화, 생태, 역사적 가치를 세계 속에 발신하는 국제평화지대(IPZ)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남북이 약속한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인도협력과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대화의 장을 다시 열어나가겠다”며 “작은 것부터 실행에 옮겨서 신뢰를 쌓고 2년 전 평양에서 남북이 함께 꿈꾸었던 한반도 평화번영의 시대를 활짝 여는 순간도 우리 앞에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