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아·청소년 '조용한 코로나19 전파자' 가능성 높다

한미선 보라매병원 교수팀
22%는 완치 때까지 무증상
71%는 확진후 증상 나타나
음성 판정까지 17.6일 걸려

코로나19 확진된 국내 19세 미만 소아(아동)·청소년들은 증상이 경미한 데 비해 체내 바이러스 검출기간기 상대적으로 길어 감염됐는지도 모른 채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선 교수팀이 지난 2월 18일~3월말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9세 미만 환자 91명의 임상 특징 등을 분석한 결과다.

한 교수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된 국내 소아·청소년들은 확진 이후 평균 17.6일이라는 비교적 장기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음성 판정까지 18일가량 걸린다는 얘기다. 85%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도를 보이지 않았다.


한미선 서울시보라매병원 교수

91명 중 20명(22%)은 전체 모니터링 기간 동안 어떠한 증상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65명(71%)은 코로나19 확진 이후에야 증상이 나타났다. 증상 만으로 감염 여부를 식별하기가 어려운 셈이다.

증상은 다양했다. 60%는 기침·가래·콧물 등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미열과 38℃ 이상의 고열 등 발열 증세를 보인 비율은 각각 30%, 39%였다. 16%는 후각이나 미각을 잃었다. 1명은 발열·호흡기 증상 없이 복통·설사 등 소화기 증세만, 또 다른 1명은 미각상실 증상만 나타났다.

감염 경로는 가족에 의한 감염이 63%로 가장 많았고 해외 17%, 모임 등 집단 12% 순이었다.

한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내 소아·청소년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증상이 다양하고 경미한 데다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체내 바이러스 검출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어 ‘조용한 지역사회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철저한 역학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회지’(JAMA Pediatrics)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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