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데이터 축적 시스템이 강점"…‘반려동물 건강 솔루션’ 시장 포문 연 고정욱 핏펫 대표

‘딥러닝’ 적용한 간이 키트 출시 반년 만에 2만개 판매… 3년 만에 매출 1600% 고속 성장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를 뜻하는 ‘펫헬스케어’ 분야의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 특히 반려동물의 질병이나 건강상태를 주인이 직접 체크해볼 수 있는 자가 진단 키트 혹은 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2017년 설립한 핏펫은 반려동물의 건강 이상 징후를 미리 체크할 수 있는 진단키트 ‘어헤드(Ahead)’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펫헬스케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 반려동물 소변검사키트 개발로 펫헬스케어 시장 성장 이끌어

어헤드를 직접 개발한 핏펫의 고정욱 대표는 15년째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의 요로결석을 모르고 지나쳤다가 결국 개복 수술을 받게 된 것이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2번의 창업과 대기업, 스타트업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있는 고 대표의 주 관심사는 반려동물 산업이었다. 국내 최대 반려동물 인터넷 커뮤니티 핵심 운영자로 활동했고, 첫 직장이었던 삼성SDS 입사할 때도 혈액을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검진 키트를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고 대표는 “처음 만든 스타트업 아이템의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결국 처음 생각했던 반려동물 건강검진 키트를 만들었다. 포화상태에 가까운 반려동물 시장 속에서 기술적 차별성과 데이터 축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 오히려 핏펫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회상했다.

실제로 약 1년 여간의 개발 끝에 고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소변검사 키트인 어헤드를 상용화 시켰다. 이후 월평균 4000개 이상씩 팔리며 반려인들 사이에선 필수품 중 하나가 됐다. 반려동물의 소변만으로 비중(SG), 잠혈, pH, 아질산염 등 10가지 항목을 검사해 당뇨, 요로 감염, 요로결석, 간질환, 빈혈 등 다양한 질병의 이상 징후를 알려줘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 집에서 간편하게 사용 가능해 편리성 강화

손쉬운 검사 방법도 큰 장점이다. 소변을 시약 막대에 묻힌 후 비색표 가운데에 올린 뒤 스마트폰에서 핏펫 앱을 실행하고 촬영하면 자동으로 분석해 반려동물이 앓고 있는 병이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떤 병인지 결과를 표시해 준다.

고 대표는 “어헤드는 석박사 출신의 소프트웨어(SW) 개발팀과 수의사가 함께 개발했다. 딥러닝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해 검사 결과 신뢰도를 높였다”며 “국내외 통틀어 스마트폰을 활용해 반려동물 소변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은 핏펫이 유일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서 매출은 2018년 4억 5400만원에서 1년 만인 2019년 77억 3000만 원을 기록하며 17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는 상반기 매출만 85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실적을 훌쩍 넘어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 기술력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서비스 확대

어헤드 성공에 이어 고 대표는 애견 신원 확인 솔루션 ‘디텍트(Detect)’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사람 지문처럼 동물 코에는 고유한 비문이 있어 식별칩을 대신해 반려동물 유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반려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핏펫은 DB손해보험과 함께 업계 최초로 펫 보험을 출시했다. 최초 가입 시, 비문을 등록하게 되며 이후 보상 단계에서 다시 비문을 등록 조회해 반려견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펫 보험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개체식별 문제에 따른 보험금 누수 때문이었는데 디텍트를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 가능하다.

또한 수의사와 함께 반려동물 관련 심층적인 문진 수집을 바탕으로 3만 가지 조합의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 ‘핏펫박스’도 만들었다. 해당 질병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출시해 2개월만에 만 오천 명의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고 대표는 “이제는 펫 산업의 질적 성장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핏펫은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또한 고객들의 잠재적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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