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가수] 문빈&산하의 짙어진 섹시미, 자기만의 것이 있다

아스트로의 첫 유닛 문빈&산하가 지난 14일 데뷔했다. / 사진=판타지오뮤직 제공

데뷔 5년 차에 유닛을 결성한 문빈&산하가 짙은 섹시미로 승부수를 띄웠다. ‘청량돌’ 이미지가 강한 아스트로(ASTRO) 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력을 통해 스스로를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

문빈&산하가 아스트로의 첫 유닛으로 출격한 이유는 무대만으로도 설명된다. 이들은 아스트로 내 각각 메인댄서와 리드보컬 포지션을 담당하는 멤버로, 뛰어난 퍼포먼스 실력을 겸비했다. 그럼에도 아직 그룹 밖에서 대중에게 자신들만의 매력을 펼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기회를 빌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고 무대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문빈&산하의 섹시 콘셉트는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된다. 남자 아이돌의 섹시 콘셉트라면 보통 근육질 몸매에 파워풀한 댄스 음악을 하는 ‘짐승돌’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문빈&산하는 절제된 매력을 강조한다. 분위기만으로 섹시미를 표현하면서 더 세련되고 감각적인 섹시미를 형성해냈다.


문빈&산하가 첫 유닛 앨범으로 다크 섹시에 도전했다. / 사진=판타지오뮤직 제공

보컬, 안무, 의상은 모두 절제미가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문빈&산하의 첫 번째 미니 앨범 ‘인아웃(IN-OUT)’의 타이틀곡 ‘배드 아이디어(Bad Idea)’는 나쁜 꿈속에서 두려움이 커져가는 자신을 깨워달라는 처절한 절규를 담았다. 가사 내용만 보면 절규하듯 호소력 짙은 보컬이 연상되지만, 이들은 담담하게 읊조리는 보컬을 선보였다. 안무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들어가기보다 마치 무용을 하듯 몸의 선이 하나하나 강조됐다. 의상은 허리나 팔, 쇄골을 드러나도록 슈트를 변형했다. 특히 여자 아이돌만의 의상이라고만 생각했던 크롭티는 큰 노출이 없음에도 더 파격적으로 보인다.

문빈&산하의 섹시한 매력은 음악 방송 무대에서 배가된다. 산하의 독무로 시작해 문빈의 독무, 그리고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룬 두 사람의 안무가 이어지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렴구에서도 현란한 안무보다 살짝 머리를 쓰다듬는 정도로 포인트를 준 것이 오히려 더 섹시하게 느껴진다. 동선이 큰 안무가 아님에도 현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청량돌’ 수식어를 얻은 아스트로 / 사진=판타지오뮤직 제공

지금까지 이들을 아는 대중에게는 이런 모습들이 파격적일 수 있다. 아스트로는 ‘청량돌’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을 정도로 소년의 이미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의 음악 소비 패턴이 빨라지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점인 만큼, 아스트로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이 시점에서 문빈&산하가 성숙한 남자의 짙은 섹시미로 변신한 건 꽤 괜찮은 타이밍이었다. 유닛이 그룹의 매력까지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앨범을 발표하며 “아스트로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문빈의 바람처럼, 결국 아스트로의 미래도 궁금해진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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