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없는 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 19 탓에 결국 부산국제영화제도 대폭 축소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4일 오후 온라인 기자 회견을 열고 개·폐막작과 상영작, 행사 진행 방식 등을 발표했다. 영화제는 당초 10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2주 연기했고 이에 따라 10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로 조정됐다. 코로나 확산 우려가 큰 추석 대이동 직후 영화제 개최는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개·폐막식과 레드카펫은 물론 많은 관객이 모이는 야외무대 인사, 오픈 토크 등 야외 행사와 소규모 모임도 일절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외 영화관계자 역시 올해는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영화인들 간의 만남의 장이었던 리셉션 및 파티도 모두 취소했다.
부대행사들을 모두 취소하는 대신 영화 상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개막작으로는 홍금보, 서극 등 홍콩의 유명 감독 7명이 ‘홍콩’을 주제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The Story of Hong Kong)’가 선정했다. 홍콩의 대표 감독들이 그들이 사랑했던 홍콩에 헌정하는 작품이다.
폐막작으로는 일본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Josee, the Tiger and the Fish)’이 상영 된다. 지난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주연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등과 함께 만들었던 실사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스크린 수가 80% 이상 격감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아시아 유럽 한국에서 젊은 영화인들이 만들어 보내주신 소중한 192편의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영화제를 완전히 취소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사진=예술의전당
■‘고통 분담’ 대관료 안 받는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민간 공연계를 돕기 위해 공연장 대관료를 전액 면제한다. 대관료 면제는 1988년 개관 이래 처음이다.
예술의전당은 내달 5일부터 올 연말까지 3개월간 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 음악당 콘서트홀,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등 6개 공연장의 기본 대관료를 100% 면제하기로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좌석 띄어 앉기 공연, 무관중 공연을 진행하는 등 정부의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하는 경우 기본 대관료 전액을 받지 않는다. 다만, 운영비를 지원받는 국공립 및 지자체 소속 예술단체와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공립 공연장으로서 코로나 19로 고사 위기에 처한 공연예술계의 고통을 분담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지원책을 시행하기로 했다는 게 예술의전당의 설명이다. 9월 말 현재, 12월 말까지 6개 공연장에 총 94회의 음악회와 14건의 공연 대관 일정이 잡혀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헬퍼2 : 킬베로스’. 여성혐오 논란 끝에 지난 14일 연재중단을 결정했다.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캡처
■‘헬퍼2’, 여성혐오 표현에 연재중단… ‘표현의 자유’까지 번지는 전선
웹툰의 여성혐오적 표현에 따른 논란이 또 발생했다. 작가 삭(본명 신중석)이 네이버웹툰에 연재한 ‘헬퍼2 : 킬베로스’가 불법 성 착취와 성폭력 등을 선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에 지난 14일 연재 중단을 결정했다.
이 웹툰의 팬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헬퍼 마이너 갤러리’ 이용자들이 혐오 표현에 문제제기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들은 ‘헬퍼2 : 킬베로스’가 18세 이상 이용가 작품이지만 성폭행·성착취 등 잔혹한 묘사가 자주 나오고 최근에는 노인을 결박 후 강제로 약물을 투여하는 장면까지 실었다고 지적했다. 커뮤니티 운영자는 성명에서 “평소 여성혐오적이고 저급한 성차별 표현에 진저리가 났다”며 “할머니 고문 장면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작가 삭이 사과문을 올리고 연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화 쪽의 표현 수위가 다소 엄격하다 생각했고 그 범위를 확장시키고자 노력했는데 외려 역효과를 낳은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능력이 부족해 연출적으로 미흡한 탓에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았지만 매주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권선징악을 바라며 작업한 것만은 알아 달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웹툰도 사과문을 내 “표현 수위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중요하고 민감한 소재 표현에 있어서 반드시 감안해야할 부분에 대해서 더욱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밝혔다.
웹툰의 여성혐오적 내용에 따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가 기안84가 연재하는 ‘복학왕’은 지난달 여성 등장인물이 회식 자리에서 조개를 배 위에 얹고 돌로 부수는 장면과 남자 상사와 성관계 후 정직원이 된 것을 암시하는 장면을 실었다. 거센 비판을 받자 기안84는 문제가 불거진 장면들을 수정해 다시 올리고는 사과문을 냈다.
반면 이 같은 문제제기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켰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주호민 웹툰 작가는 18일 인터넷 개인 라이브방송에서 “웹툰의 검열이 진짜 심해졌다.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렸다”며 “옛날엔 국가가 검열을 했는데 지금은 독자가 한다”고 주장했다./문화레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