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흘러간 9·19 2주년…文만 “남북의 시계 다시 돌아가길 바래”

北 노동신문 등 남북 공동선언 2주년 관련 보도 일절 안해
“당 창건 75주년에 코로나·수해 극복 선언할 듯” 분석
文 “감격 생생하지만 시계 멈춰…대내외적 한계 못 넘어”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얼싸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은 북한이 침묵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만 “남북의 시계가 다시 되돌아가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히며 조용히 흘러가는 모양새다. ‘하노이 노딜’ 이후 악화하던 남북관계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빙하기에 접어 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수해 피해 복구에 집중하면서 한 달 남짓 남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0일까지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한 보도를 일절 하지 않으면서 침묵을 지켰다. 북한의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9일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논평을 3편 냈고 개천절집회에 대한 논평 하나와 체제 선전을 위한 논평 8개를 냈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공동선언 1주년 때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올해 4월 ‘4·27 판문점 선언’ 2주년 당일에도 관련 보도는 없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침묵하는 이유를 “대남 무시보다 국내외정세 변화의 새로운 환경에 따른 전략 조정기 또는 전략 수립기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모든 역량을 투쟁, 전진, 단결의 구호 하에 당 창건 75주년과 8차 당 대회 맞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당 창건 75주년을 통해 자력갱생에 의한 코로나19. 태풍수해 피해의 완전한 극복을 선언하고 8차 당대회 맞이 90일 전투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은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다.

4·27 판문점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남북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길 바라는 소회가 가득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을 만났다. 분단 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녘 동포들 앞에서 연설했고, 뜨거운 박수도 받았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한반도를 선언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감격은 생생하건만 시계가 멈췄다”며 “합의가 빠르게 이행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비록 멈춰섰지만, 평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인엽·허세민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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